마지막 홍콩 총독 "보안법, 홍콩 주민들에 대한 배신"

뉴스1 제공 2020.05.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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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이자 옥스퍼드대학 총장 © 로이터=뉴스1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이자 옥스퍼드대학 총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영국의 마지막 홍콩 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튼 옥스퍼드대학 총장이 "중국은 홍콩 주민들을 배신했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패튼 총장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홍콩 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도덕적, 경제적, 법적 의무가 있다"며 "서구는 '위대한 황금 항아리'라는 환상에 젖어 중국에 굽실거리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패튼 총장은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이 홍콩을 파괴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영국이 중국 투자를 유인하려는 기대 때문에 홍콩에 대한 원칙을 버리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패튼 총장은 "우리는 중국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큰 무역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우리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패튼 총장은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중국의 신(新) 독재정치"라며 "영국 정부는 이것이 양국 공동선언의 완전한 파기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4년 12월19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자오쯔양 당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부주석은 '일국 양제' 원칙을 명시한 홍콩 반환 협정에 서명했다. 이 선언에 따르면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되는 대신 외교·국방을 제외한 자치권을 보장받는다.


패튼 총장은 또 영국 여권을 소지한 홍콩 주민들이 정치적 위협을 이유로 홍콩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영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홍콩에 적용될 국가보안법 초안을 상정했다. 홍콩 국보법은 홍콩에 대한 대외 간섭과 테러, 분리주의 활동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홍콩에서는 지난 주말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며 수천명이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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