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유림이 ‘아날로그를 그리다’(행복우물 펴냄)을 내놓았다. 사라져서 이제는 만나 보기 힘든 사물과 공간들 - 공중전화, 필름카메라, 라디오, 손편지, 음악감상실, LP판, 폐역 - 을 홀로 찾아나선 결과다.
사라진 것들을 추억하는 일은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마음과 어딘지 닮아있다는게 작가의 설명이다. 대개는 쓸모 없어진 것들 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을 소환시켜주는 사물들은 위로를 전해준다고도 했다.
군데군데 작가의 말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도 된다. “소설가 박상륭 선생의 표기를 따르면 ‘아름다움’이란 ‘앓음다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즉, ‘앓은 사람답다’라는 뜻으로 고통을 앓거나 아픔을 겪은 사람, 번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한 사람다운 흔적이 느껴지는 것이라 했다.” 아름다우려면 앓고 나서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병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위로를 주는 아날로그 감성과 우리 안에 숨어있던 따뜻한 추억들과 잊혀질 뻔한 삶의 결들을 아름다운 빛과 글로 담아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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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히 스며드는, 추억으로 여행과 위로가 필요하다면, 당신의 기억 속에서 잠들어 있던 '아날로그를 그려'볼 것을 떠올리다 보면 유림 작가의 책과 사진은 어느새 동반자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