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철강업계, 원자재가격 압박까지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5.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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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고로 조업 / 사진제공=없음포스코 고로 조업 / 사진제공=없음


코로나19(COVID-19)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철강업계에 원자재 상승 악재까지 덮쳐온다.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톤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중국 수입가 기준 톤당 98.26달러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가격은 84.35달러로 불과 3주 새 16.4%(14달러)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라면 이달 안에 100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철광석 가격 강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철광석 2위국인 브라질의 철광석 생산이 차질을 겪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갈수록 공장 가동률을 높이며 철강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브라질은 지난 4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현재 철광석 채굴이 계속 더뎌지고 있다. 브라질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광산기업 발레는 올해 철광석 생산 목표를 기존 3억4000만~3억5500만 톤에서 3억1000만~3억3000만 톤으로 한 단계 낮췄다. 이는 지난해 브라질 채굴 철광석(4억8000만 톤)의 70% 이하 수준이다.



특히 브라질의 핵심 채굴 지역에선 아직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철광석 생산량이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철광석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수급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니 철광석 가격은 당분간 계속 강세를 띨 전망이다.

'코로나 직격탄' 철강업계, 원자재가격 압박까지
당장 중국의 공장들이 일제히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어 철강 수요는 견조하게 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제조 공장들이 재가동에 들어가며 일부 지역에선 철강 제품이 없어서 공장 가동이 힘들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 같은 철광석 가격 상승은 업계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변수다. 포스코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철광석 가격을 톤당 80달러~85달러 수준으로 예상한 바 있다.

포스코는 특히 코로나 타격으로 인해 조선용 후판이나 자동차용 강판 같은 제품 가격은 올리지 못한 상태다. 이 와중에 철강석 가격만 상승할 경우 포스코의 수익 구조는 또 한번 큰 부담을 맞게 된다.

철강업체들은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해 일제히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 제철소의 생산량을 낮춰 5월 한 달 간 평상시 대비 20여만 톤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 월 평균 생산량 기준으로 6~7% 감산한 것이다. 포스코는 당분간 주문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을 조절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도 전기로 열연강판 생산량을 70만톤대로 내려 잡았다. 일부 부문의 가동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다.

단 철광석 가격 인상이 철강업체들에게 어느 정도 실제 피해로 작용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거래는 통상 분기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최근 가격 인상이 반영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상승세가 지속돼야 한다"며 "가격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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