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에 전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에선 금기시되는 '빠던'(배트플립·홈런을 친 뒤 야구방망이를 던지는 행위)은 물론 야구장 펜스에 피자를 들고 있는 광고 속 개그맨 김준현의 모습까지 일거수일투족이 이슈가 되고 있다.
예금 '완판' 행렬…그래도 '적금'은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우선 '2020 신한 프로야구 정기예금'은 지난 3월 출시 10일 만에 5000억원 한도를 소진하고 지난 4일 1조원 한도로 2차 판매에 들어갔다. 이 역시 야구팬들의 폭발적인 인기 속에 22일 또다시 완판됐다.
적금 상품은 여전히 가입할 수 있다. '2020 신한 프로야구 적금'은 지난 20일까지 총 6만5588좌의 판매고를 올렸다. '초저금리' 시대의 영향으로 시중은행의 일부 예·적금 상품이 연 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최고 연 2.8%까지 보장하자 야구팬들의 가입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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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야구팬들이 고뇌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0일 기준 응원팀으로 두산 베어스를 선택해 '두산 베어스 적금'에 가입한 고객이 55%(3만6087좌)로 과반을 넘었다.
2위인 SK 와이번스 적금 가입자는 9.2%(6005좌)였다. LG트윈스는 8.1%(5295좌)로 3위, KIA 타이거즈는 6.4%(4230좌)로 뒤를 이었다. 야구계에서 바라보는 전통의 '인기팀'인 롯데 자이언츠(4.4%)와 한화 이글스(4%)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적금 이자 설계에 따른 결과다. 이 상품은 월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상품이지만, 기본 금리는 연 1.4%에 불과하다. 대신 우대금리가 최대 연 1.4%에 달해 최고 연 2.8%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 조건은 △내가 선택한 팀의 올시즌 성적에 따라 최대 연 1% △프로야구 관중 수 800만 이상 달성시 연 0.2% △6월30일까지 조기 가입 시 0.2% 등이다.
이 중 첫 번째 우대조건을 주목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팀이 한국 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연 1%의 우대금리를 받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연 0.8%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가을야구에 실패한 구단을 선택하면 연 0.5%의 우대금리에 만족해야 한다.
결국 0.5%p 금리 차이를 두고 우승이 유력한 구단에 베팅할지, 아니면 의리를 지켜야 할지 택일해 가입해야 하는 것이다.
지방은행들 "야구 예금 아직 판매 중"
사진제공=BNK부산은행
BNK부산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부산은행 가을야구정기예금'을 3000억원 규모로 2차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출시됐던 이 예금이 13일 만에 4000억원 한도를 모두 소진하자 재출시했다.
이 상품은 1년 만기상품으로 300만원 이상 금액이면 가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가입금액 1000만원 미만 연 1.15%, 1000만원 이상 연 1.3%다. 여기에 부산 연고팀인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시즌 성적과 관중 수에 따라 최대 연 0.3%의 우대금리를 지급한다.
BNK경남은행과 광주은행도 각각 지역 연고팀인 NC다이노스(창원)와 KIA타이거즈(광주)의 우승을 기원하는 예금 상품을 내놓았다.
경남은행의 '2020 BNK야구사랑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본금리 연 1.0%에 우대금리로 최대 연 0.9%를 제공한다. 우대금리 조건은 △코로나 극복의 의미로 모든 고객에게 연 0.2% △ NC다이노스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따라 각각 연 0.1% △NC다이노스 선수가 홈런 개인 순위 3위 이내 또는 다승 개인 순위 3위 이내에 들면 고객 중 각각 500계좌를 추첨해 연 0.2%의 우대금리를 준다.
1년 만기 광주은행의 'KIA타이거즈 우승기원 예금'은 최고 연 1.7%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가 연 1.2%이며 우대금리는 최고 연 0.5%다. 우대금리 조건은 KIA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우승 시 연 0.2% △포스트시즌 진출 시 연 0.2% △정규시즌에서 20승 투수 1인 이상 배출 시 연 0.1%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