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문제야 say something
분위기가 겁나 싸해”(지코의 ‘아무노래’애서)
가수 지코(ZICO)의 글로벌 히트송 ‘아무노래’에 나오는 가사처럼 지난 3월 국내 증시 분위기는 코로나19 사태로 겁나 싸했습니다.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모두 경험한 투자전문가들조차도 잔뜩 겁을 먹었으니까요.
그런데 3월이 지나고 두 달만에 국내 증시는 놀라울 정도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4월에 코스피지수는 11.0%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13.4% 상승했습니다. 1997년 이래 상승률 역대 4위에 해당하는 뛰어난 성적입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공포지수가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그야말로 분위기가 싸했던 국내 증시는 투자전문가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줄곧 대규모 매도세를 유지하는데도 개인의 기록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증시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자 투자전문가들이 머쓱해졌습니다.
급기야 지난 20일 코스닥지수는 700선을 회복했고 코스피지수는 21일 장 중에 2000선 위로 올랐습니다. 증시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8일 이후 20포인트대로 떨어졌고 21일에는 23.57까지 하락해 지난 2월 21일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증시에서 코로나19 공포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5월 현재 증시 분위기는 ‘겁나 좋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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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를 더 열 받게 하는 것은 주변에서 들리는 주식 얘기입니다. 누구는 원유 ETN 투자에서 큰돈을 벌었고 이제는 구리로 옮겨서 베팅을 하고 있다는 둥, 또 누구는 코스닥 바이오주로 대박을 내고 동시에 인터넷주로도 재미를 보고 있다는 둥 이번 상승장에서 돈 번 사람들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고 합니다.
3월의 급락 이후 두 달 연속 급반등하는 장세를 보고 돈 벌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누구나 후회를 할 겁니다. 아마 스트레스도 받겠죠. 사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이 같은 투자 기회를 놓치고 후회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러면서 ‘남들은 주식 투자를 잘 하는데 왜 나만 못하는 걸까’라는 자책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엔 가슴 답답증과 열등감을 느끼고 또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감정을 ‘포모(FOMO)증후군’이라 부릅니다. 포모는 제외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을 뜻하는 영어 단어의 첫 글자를 딴 말입니다.
사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상승장에서 나 홀로 기회를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다른 사람이 돈 번 얘기를 하며 자랑하는데 질투가 안 나고 열등감을 못 느끼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압박과 스트레스도 대단하지요.
필자는 50세 후배에게 “또 좋은 투자기회가 올거야. 지금은 남들이 부럽지만 나중에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라고 조언을 해줬습니다. 하지만 그 후배는 자신은 주식 투자와 인연이 먼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만약 이번 상승장을 놓치고 후회하는 사람이 있다면, ‘또 좋은 기회가 올 거야’라고 생각하며 포모증후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앞으로 ‘분위기 겁나 싸해’라고 말하게 될 만큼 좋은 투자 기회가 또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몇 번이고 말이죠. 그래도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지코의 '아무노래'에 나오는 가사처럼 아무 노래나 틀고 신나게 춤추며 배꼽 빠질 만큼 폭소하면 괜찮아질 겁니다.
"급한 대로 블루투스 켜
아무 노래나 일단 틀어
아무거나 신나는 걸로
아무렇게나 춤춰
아무렇지 않아 보이게
아무 생각 하기 싫어
아무개로 살래 잠시
I’m sick and tired of my everyday
Keep it up 한 곡 더
아무 노래나 일단 틀어
아무렴 어때 It’s so boring
아무래도 refresh가 시급한 듯해
쌓여가 스트레스가
배꼽 빠질 만큼만
폭소하고 싶은 날이야"(지코의 '아무노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