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스쿨' 창업주 7번 재판…300억대 주식처분금 받는다

뉴스1 제공 2020.05.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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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처분한 '금양' 상대 대여금소송 8년만에 최종 승소

서울 서초동 대법원. © News1 이광호 기자서울 서초동 대법원.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1999년 학교 동창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설립돼 1년 만에 회원 수백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던 사이트 '아이러브스쿨' 창업주가 7번의 재판 끝에 이 회사 주식 처분금(원금·이자 합계) 300억원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14일 김영삼 아이러브스쿨 전 대표가 주식회사 금양을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 상고심에서 '금양이 김 전 대표에게 113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위법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대법원이 본안 심리 없이 그대로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이다. 이 사건은 대법원이 원심을 두 번 파기환송하며 8년 만에 7번의 재판을 거쳐 마무리됐다. 이 때문에 113억여원에 재판 지연이자가 붙어 김 전 대표가 받을 돈은 3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포제 전문 제조기업 금양은 2000년 초부터 정밀화학에서 정보기술(IT)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아이러브스쿨 지분을 사들였다. 주식 대부분은 당시 금양 대표 정모씨 명의였고, 일부만 회사 명의로 인수했다.

금양 측은 김 전 대표가 아이러브스쿨 대표이사직을 사임할 당시인 2001년 2월 그가 보유하던 아이러브스쿨 주식 8만6407주(73억6500여만원)를 정씨 명의로 사들였다.

김 전 대표는 그해 3월 받기로 한 주식매매대금이 들어오지 않자 정씨에게 이를 빌려준 것으로 처리하고, 2002년 6월 말까지 지급하지 못하면 위약금 20억원 등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준소비대차계약을 맺었다.


끝내 정씨가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김 전 대표는 2008년 12월 그를 상대로 대여금 및 위약금 청구소송을 내 승소했고, 이 판결은 이듬해 8월 확정됐다. 그러나 정씨가 주식매매대금을 갚을 능력이 없자 김 전 대표는 금양을 상대로 2012년 10월 대여금 소송을 냈다.

재판에선 김 전 대표가 정씨에게 빌려준 돈을 금양에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금양 대표였던 정씨가 회사를 대리 또는 대표해 김 전 대표와 계약을 맺은 것은 맞다면서도 "계약일로부터 5년이 지나 채권은 모두 시효가 소멸됐다"고 금양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 전 대표가 정씨를 대위(대신)해 행사하는 권리는 그가 정씨에 대해 이 사건 피보전채권을 갖고 있는 한 독립해서 소멸시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다시 열린 2심은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금양이 김 전 대표에게 93억6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재상고심)은 "앞서 변제기일을 지키지 않았을 때 주기로 했던 20억원도 함께 지급하라"며 또 다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위약금 20억원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세 번째 열린 2심은 재상고심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금양이 93억6500만원에 20억원을 더해 총 113억여원을 김 전 대표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고, 대법원(재재상고심)도 이번엔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1999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러브스쿨은 전국에 동창회 열풍을 일으키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카이스트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던 김 전 대표는 동료들과 150만원을 모아 이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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