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속 채권단 입김 사전차단?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을 위한 전세기 운항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여러모로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 회생 작업과 겹친다. 당시 채권단은 아시아나에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 격인 금호고속에도 1300억원의 브릿지론을 지원했다.
한진그룹은 경영권 분쟁의 한가운데 있다. 조원태 회장 측이 경영권을 지키는 가운데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일명 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과 손잡고 경영권 뺏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 입김 확대에 더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차입에 무게, 유증 단행 가능성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제공=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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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자금조달 자신감을 보였지만 한진그룹 상황은 녹록치 않다. 완전히 꺾인 항공업황은 아직 살아날 기미가 없다. 연결기준 1분기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1222.6%로 지난해 말 871.5%에서 급등했다.
항공기 리스 비용 때문에 워낙 부채비율이 높은게 항공업이다. 그럼에도 높은 부채비율이 오래 유지될 경우 ABS(자산유동화증권)나 회사채 일부에서 조기상환 트리거가 작동될 수 있다.
한진그룹이 서둘러 대한항공 유증을 결정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공적자금을 받기 위한 자구노력이기도 하다. 3000억원의 유증 참여 자금은 보유자산 매각과 차입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에 손을 벌리지 않기로 결정하며 자회사를 활용하거나 제3자로부터 자금을 차입할 가능성이 높다. 자회사가 보유지분이나 별도 담보를 활용해 대출을 받고 이를 한진칼에 빌려주는 구조가 가능하다.
한진그룹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진칼 개별 유상증자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 3자배정 유증을 통해 자금조달과 경영권 안정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경영권 분쟁 상대방이 법정공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외 각종 변수로 개별 유상증자 가능성은 옅어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영권 분쟁 상황인 만큼 금융당국이 절차 상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항공 유증 전에 한진칼 유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시간적 한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