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6명 모바일뱅킹… K-디지털금융, 세계를 압도하다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0.05.2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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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금융강국 코리아]<1-①>"인적역량 세계 최고, 인력 확보는 난제"

편집자주 세상을 코로나 이전/이후(Before Corona/After Corona)로 구분하는 건 하나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통념이 됐다. 이른바 AC 시대에 글로벌 밸류체인이 위협받으면서 ‘언택트’가 대세가 됐다. 금융 역시 이런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면 위주의 영업방식은 빠르게 비대면으로 대체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넓혀 가던 국내 금융회사들은 이제 디지털금융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10명중 6명 모바일뱅킹… K-디지털금융, 세계를 압도하다


‘57.1%’.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전국 성인 2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근 3개월 내 모바일뱅킹 경험자’ 비율이다.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비율이 시사하는 의미는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Statista)가 조사한 2018년 미국 내 모바일 뱅킹 사용률은 45.3%였다. 마케팅 컨설팅사 컴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같은 해 스페인, 이탈리아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48%, 독일은 모바일이 아닌 PC 이용 인구가 40%였다. 영국은 모바일뱅킹이 거의 미미한 수준이었다. 안전성을 이유로 많은 영국인은 여전히 은행 영업점을 찾는다. 일부 개방적인 사람들이 PC를 이용하는 정도다.



이처럼 한국이 모바일뱅킹의 리딩국가가 된 건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과 인프라에다 신기술에 대한 높은 수용성이 합쳐진 덕분이다.

머니투데이가 국내 대표 은행 8곳, 보험사 7곳 등 15개 금융회사의 디지털 금융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6.7%는 국내 디지털 금융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며 53.3%는 자사의 기술은 글로벌 금융사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IT산업 전반의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인프라(77.8%)’를 그 배경으로 꼽았다. 이어 ‘우수 인력(11.1%)’, ‘선진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용성(11.1%)’ 등을 지목했다. 임원들의 절반 이상은 자사 인력의 질적 수준도 뛰어나다(53.3%)고 평가했다.



물론 아직 디지털 금융강국이라고 말하기엔 모자란 부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사들은 한결같이 인력이 부족하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100%는 ‘관련 인력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인재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력 공급이 원활한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3.3%에 그친 반면 53.3%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디지털 관련 인적 수준을 부정적으로 평가(6.7%)한 응답자들이 그 이유로 ‘인재들이 IT 기업을 선호해서(100%)’라고 답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IT 부문이 오랫동안 금융회사에서 그동안 곁가지로 여겨졌고, 이로 인해 IT 인재들이 금융회사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국내 리딩은행 중 한 곳이 특정대학과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인재확보에 나선 것도 이같은 우수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반영한다.

디지털 금융에 대한 투자도 더 진행돼야 한다고 봤다. 응답자의 33.3%는 각각 자사 디지털 금융 관련 비용으로 연간 ‘50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을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사별 투자규모 차이는 컸지만 ‘예산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질문에 거의 모든(93.3%) 임원들이 동의했다.


금융당국과 디지털 금융 구현에 관한 협업은 원활하다(53.3%)고 보면서도 규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사 임원은 “디지털 금융에 대해 당국이 규제 해석을 명확하게 해주지 않고 있다”며 “금융 당국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보니 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서 신중을 거듭해 정책 결정이 늘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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