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했던 실물없는 카드…지금은 다르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0.05.2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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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전 출시했지만 관심無···모바일 결제 인프라 구축된 과거와 다를까

터치결제 이미지/사진제공=신한카드터치결제 이미지/사진제공=신한카드


신용카드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플라스틱 플레이트 없는 모바일 전용 상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모바일 기술의 성장과 언택트(비대면) 소비 환경, 두 가지가 겹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변화된 소비 패러다임에 맞춘 시도인 셈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밀레니얼 세대, 혹은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젊은층이 타깃이다. 4~5년전에도 플레이트 없는 카드 출시가 카드사별로 출시됐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그러나 당시와 다르게 모바일 결제 환경이 제대로 구축됐다는 점에서 이번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신한·하나·KB카드, 실물없는 카드 출시···모바일 결제 인프라 없단 과거와 달라
하나카드 모두의 쇼핑 앱카드 이미지/사진제공=하나카드하나카드 모두의 쇼핑 앱카드 이미지/사진제공=하나카드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상반기 중 KB국민카드가 플라스틱 플레이트가 없는 완전 모바일 결제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한다. 다른 모바일 전용 카드들과 마찬가지로 신청에서부터 이용·상담에 이르는 전 과정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진행된다. 플라스틱 카드 미발행과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 등으로 줄어드는 비용은 전부 고객 혜택으로 돌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카드가 처음이 아니다. 하나카드가 이미 18일 간판 신용카드 브랜드인 ‘모두의’ 시리즈 론칭을 선언하면서 해당 제품은 플레이트 카드 없이 출시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신한카드도 플레이트 없는 디지털 방식의 결제 플랫폼 ‘디클럽(D-Club)’을 고객 1만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 중이다.

카드 플레이트를 발행하지 않는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 상품 출시가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환경과 언택트 소비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 실물 카드가 갖지 못한 편리함으로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부가서비스 등 고객에게 주어지는 관련 혜택도 대부분 온라인 쇼핑이나 넷플릭스·유튜브 구독 관련 혜택 등 20~40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적용됐다.

4~5년 전 경쟁적으로 플라스틱 카드 없는 카드들이 규제 완화를 계기로 내놓았다 실패한 경험도 약이 됐다. 그러나 그때는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찾아보기 힘든 시기였고, 일반 신용카드처럼 현금서비스나 카드론도 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다. 시기상조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젠 디지털 기반 모바일 결제 환경이 제대로 구축된 만큼 밀레니얼 세대의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카드사들은 희망 섞인 전망을 한다.


예쁜 카드 디자인 원하는 고객도 있다
현대카드 디지털러버 플레이트 이미지/사진제공=현대카드현대카드 디지털러버 플레이트 이미지/사진제공=현대카드
반대로 플라스틱 카드 자체의 효용성은 줄고 있지만 플레이트 디자인이 상품 경쟁력인 측면도 있는 만큼 플라스틱 카드를 완전히 대체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플라스틱 카드가 상품 포트폴리오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카카오프렌즈나 펭수 등 인기 캐릭터를 카드 플레이트에 입힌 체크카드가 불티나듯 발급되는 현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현대카드가 발급부터 이용, 상담 전 과정을 온라인·모바일 환경에서 할 수 있도록 하고 2030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혜택을 적용한 ‘디지털러버’를 출시하면서 굳이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한 실물 카드를 함께 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내세울 만한 혜택과 부가서비스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실리를 강조한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 상품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 모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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