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차박 열풍, 캠핑카 업계가 견인한다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박새롬 기자 2020.05.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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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차에서 숙박), 차에서 머무르고 잠을 자는 여행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차만 있으면 어디든 떠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통용된다. 캠핑 좀 해봤다 하는 이에겐 이미 유명한 말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최신 캠핑 트렌드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019년 1월~8월 캠핑 유형별 언급량 증감률(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중 '차박'의 증가율이 '71%'로 가장 높았다.

'차박'이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합리적인 여행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캠핑 장비를 무겁게 들고 다니거나 캠핑장을 따로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마주한 '언택트'(비대면) 시대에서 빛을 발한다. 타인과 식사를 함께하거나 잠자리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해서다.



캠핑카 업계 역시 지각 변동 중이다. 신규 고객을 겨냥해 고급형·소형·보급형 차량를 내놓고 있다. 중고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경우도 늘었다. 모든 종류의 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한 개정법이 나오면서부터다. 이 같이 확대된 캠핑카 시장을 겨냥, 차별화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 '업계 최초' 캠퍼밴 매립형 에어컨..'여름 캠핑 강자'



업계 최초로 캠퍼밴 '매립형' 에어컨(무시동)을 개발한 회사. 국내 대기업 'S사'나 'L사'의 얘기가 아니다. 전주 소재의 스타렉스 캠핑카 전문업체 유니캠프(대표 오완곤)가 주인공이다. 여름철 시원한 캠핑을 원하는 고객 니즈에 대응했다.

시행착오는 있었다. 창문형 에어컨을 만들다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자리를 덜 차지하면서도 전기를 아껴야 한다는 게 관건이었다. 지난 경험을 십분 활용했다. 창문형 모기장과 무시동 히터 커버 등을 개발한 노하우를 녹였다.

2년간 사투를 벌인 끝에 성공했다. '차박 특화형' 에어컨의 첫선을 보인 것이다. 캠핑카 내부 구조에 변화가 없는 '매립형' 제품이다. 시중에 있는 무시동 에어컨보다 전류 소비량이 최소 '절반' 이상 낮다. 이로써 배터리 용량의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게 강점이다. 풍량을 9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유니캠프는 매립형 에어컨을 '유니밴 RT'에 탑재, 상용화에 나선다. '유니밴 RT'는 스타렉스 기반의 세미캠핑카다. 평소엔 데일리카로 사용하고 레저 활동 시 캠핑카로 쓸 수 있다.

매립형 에어컨이 탑재될 '유니밴 RT'/사진제공=유니캠프매립형 에어컨이 탑재될 '유니밴 RT'/사진제공=유니캠프


◇ 캠핑카 제조 업체의 렌털 서비스 첫 시도

"한번 타 보고 결정할 수 있나요?"

'카인드아크코리아'(대표 정양석, 이하 카인드)가 캠핑카를 팔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캠핑카가 익숙치 않아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를 자주 접했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고객을 사로잡을 '한방'이 필요했다. 국내 캠핑카 제조 업체 최초로 체험형 서비스 '놀카'(NOLCAR)를 내놓은 이유다.

'놀카'는 3사가 협업하는 캠핑카 렌털 서비스다. 카인드는 캠핑카 제작·판매 역량을 기반으로 예약 및 렌털 전문 업체와 협력에 나선다. 이들과 손잡고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는 6월 시범 테스트를 거친 후 7월경 체험형 사업을 본격화한다.

'놀카'의 고객층은 세분화됐다. 구매 전 체험을 원하는 고객, 캠핑카 구입·관리가 부담스러운 고객, 직원 복지 시스템으로 장기 렌털을 활용할 고객, 이동 업무가 잦은 고객 등으로 나눴다.

카인드는 일상과 캠핑 겸용 데일리카 '차바크'(chabark)와 '아크원'(ARK 1) 등을 선보이고 있다. '아크원'은 보급형 캠핑카에 장착 기구와 전기 설비 등을 더한 제품이다.
카인드아크코리아의 데일리 캠핑카 '아크원'/사진제공=카인드아크코리아카인드아크코리아의 데일리 캠핑카 '아크원'/사진제공=카인드아크코리아
◇ 개조 없이 캠핑카를 내 손에... '캠핑 박스'

차를 개조하지 않고도 나만의 캠핑카를 만들 수 있다. 차 내부에 '캠핑 박스'를 설치하면 된다. 뒷자석 의자를 탈거하지 않고 접기만 하면 완성이다.

패밀리카라반(대표 이종민)은 에고이(EGOE) 캠핑박스 '네스트 300'을 론칭했다. '네스트 300'은 요리·세척·수납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다. '쿠킹 모듈', '워터 모듈', '냉장고', '폴딩 베드 프레임'으로 구성됐다. 각 모듈은 분리되며 마치 서랍에서 옷을 꺼내듯 사용하면 된다.

특히 폴딩 베드 프레임은 침대 역할을 한다. 뒷자석을 접고 프레임을 설치하면 성인 2명까지 누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탈부착이 가능해 필요할 때만 펼치면 된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캠핑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EGOE 캠핑박스는 유럽의 캠핑박스 중 점유율 수위를 차지한 제품이다. 2020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BEST OF BEST)도 수상했다. 현재 패밀리카라반이 아시아 총판 계약을 맺고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캠핑박스 '네스트 300'를 설치한 모습/사진제공=패밀리카라반캠핑박스 '네스트 300'를 설치한 모습/사진제공=패밀리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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