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한연구소 발원설'…중국 '박쥐여인'은 비밀을 알고 있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05.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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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지난 2월25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실에서 직원들이 저장(浙江)성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보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검사하고 있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이 연구소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에 대해 연구소는안전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 바이러스가 유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연구소의 고위 관리들이 밝혔다. 2020.5.11[베이징=신화/뉴시스]지난 2월25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실에서 직원들이 저장(浙江)성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보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검사하고 있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이 연구소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에 대해 연구소는안전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 바이러스가 유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연구소의 고위 관리들이 밝혔다. 2020.5.11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싸고 미중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발원지라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측은 이를 조작이라며 부정한다.

이 가운데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박쥐여인'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한 비밀을 쥐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코로나19의 사태에 대한 진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박쥐여인'이라 불리는 스정리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주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스정리 주임이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며 그를 둘러싼 여러 소문에 대해 언급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에는 스정리 주임이 가족과 함께 1000페이지에 이르는 기밀문서를 들고 유럽으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반면 중국 언론은 스정리 주임이 SNS에 "나라를 배신해 망명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망명설을 부정했다.



스정리 주임은 왜 '박쥐여인'으로 불릴까
스정리 주임은 사스(SARS) 사태 때 발생 원인을 규명한 연구자다. 그는 사스(SARS) 사태 때 중국 각지의 동굴에서 야생박쥐를 잡아 체액을 분석해 사스 바이러스의 기원이 박쥐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2013년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해 '박쥐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스정리 주임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찌감치 예언했다는 평도 받아왔다. 그는 2015년 랄프 바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교수와 함께 한 연구에서 박쥐에 약 5000종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이중 일부가 인간에게 전염되면 사스 치료약으로 치료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스정리 주임 "코로나19는 박쥐에서 온 바이러스"
스정리 주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이 박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후베이성 정부로부터 연구를 의뢰받아 2월 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터 유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코로나19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발원설'이 불거지자 지난 2월 초 위챗에 "코로나19는 자연이 인류에게 준 징벌이며 내 목숨을 걸고 단언하건대 연구소에서터 유출된 것은 아니다"라는 글을 작성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토론에서도 그는 "나는 2018년에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른 종 사이에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예측했지만, 내가 사는 도시(우한)에서 이렇게 일찍 발생할 줄은 몰랐다"고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그의 일관된 주장에도 코로나19를 둘러싼 의혹과 추측은 끊이지 않는다.

[우한=AP/뉴시스]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한 공장에서 15일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2020.05.19.[우한=AP/뉴시스]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한 공장에서 15일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2020.05.19.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둘러싼 계속되는 의혹과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은 코로나19 발원지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를 부정하는 연구자도 있다. 조나 마제트 캘리포니아대 감염병학 교수는 "(코로나19) 첫 감염이 시작되기 전에 해당 연구소에는 이와 관련된 다른 바이러스를 발견한 적이 없었다"라며 연구소 발생설을 일축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와 관련,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스정리 주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폐쇄적인 중국의 특성상 연구자가 국가 방침과 다른 의견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정리 주임이 지난 3월9일 '박쥐 기원설'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지만 스정리 주임이 진실을 솔직히 털어놓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 한 대학의 외국인 교수는 "공산당은 (연구에 대한) 지도가 엄격하고 애국적인 테마를 걸지 않으면 연구가 어려워진다"라며 중국 연구자들이 코로나19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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