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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희생양' 찾는 트럼프, CDC 국장 경질 카드 '만지작'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이동우 기자 2020.05.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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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사진=AFP=뉴스1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사진=AFP=뉴스1




미국 백악관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코로나19(COVID-19) 대응을 둘러싼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도널드 레드필드 CDC 국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물밑에서 이뤄지며 CDC도 공개적 대응에 나섰다.

21일 CNN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이 레드필드 CDC 국장을 바라보는 기류가 부정적으로 변했다. 레드필드 CDC 국장 역시 측근에게 "자신이 표적이 됐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NBC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던 CDC가 코로나19 초기에 검사를 제대로 못해 미국을 실망시켰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나 레드필드 CDC 국장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필드 CDC 국장을 바라보는 백악관 내 기류가 부정적으로 변하며, CDC도 반박에 나섰다. 백악관이 정치적 재갈을 물려 CDC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CDC 관계자들은 CNN에 "백악관이 과학보단 정치에 의해 움직이면서 CDC의 노력이 좌절됐다"며 "(백악관이) 우리에게 재갈을 물려 CDC 위상을 떨어뜨렸고, 이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심각하게 퍼졌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대응을 잘 했다면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며 코로나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발언을 하자 낸시 메손니어 CDC 고위 관계자는 "일상생활의 혼란이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부터 백악관과 CDC의 사이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CDC 관계자들은 미국이 유럽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지난 3월11일에서야 내린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초 CDC는 3월2일 내부 소식지에서 "유럽 지역, 특히 이탈리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 여행에 대한 예방조치를 백악관에 촉구했다.

3일 후인 5일, CDC의 경고대로 전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상위 6개국 중 3개국이 유럽 국가로 채워졌다. CDC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국가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내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해당 조치는 11일에서야 이뤄졌다.

CDC 고위 관리자는 이에 대해 "백악관도 유럽 전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백악관이 유럽 국가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중국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 등을 위해 CDC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보류하고 수정하기도 했다. CDC가 63페이지의 권고안을 백악관에 제출했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코로나 TF가 제약이 너무 많단 이유로 권고안의 배포를 막은 것이다.


이후 지난 14일 공개된 CDC 권고는 기각된 초안과 달리 제재가 느슨해졌다.

CDC 관계자는 "백악관이 공개한 우리들의 문서를 보니 내용이 많이 줄었다"며 "CDC의 연구가 정치에 밀려 뒷전이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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