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공인인증서 사라지면…생체인증·블록체인 인증 꽃핀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0.05.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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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언택트 인증 발전할 것"…일부선 통합 인증 플랫폼 준비도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다양한 인증서를 선택할 수 있는 법·제도적 요건이 마련됐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공인인증서가 독점적 지위를 내려놓게 되면서 앞으로 공인인증서는 여러 전자서명 기술 중 하나가 된다.



해외의 경우 개별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자체 인증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외부 인증서비스를 도입하는 게 보편적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은 공인인증서에 밀려 사설 인증서비스의 설자리가 좁았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사설인증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면서 '언택트'(비대면) 사회에 부합하는 인증 시장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각종 생체인증 기반 전자서명이나 블록체인 인증, 클라우드 기반 간편인증 등 다양한 전자서명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라온시큐어 (2,355원 ▼10 -0.42%)의 '터치앤원패스'는 지문·홍채 등의 생체정보를 사용자 인증에 활용한다. 스마트폰에서 지문이나 홍채 정보를 미리 등록해 놓으면 공인 인증서없이도 PC에서 이를 확인해 인증을 해주는 방식이다. 사용자 인증정보가 네트워크로 전송되지 않아 탈취당할 위험이 없고 단말기를 분실해도 본인의 생체정보 없이는 타인이 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게 장점이다. 이 기술은 신한은행 등의 인터넷뱅킹에 도입됐다.

라온시큐어는 블록체인 기반 인증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병무청에 블록체인 기반 전자서명 서비스(DID)를 공급해 5월 현재 누적이용자수 15만명을 넘겼다. 병무청은 문자 발송 방식의 인증을 DID 인증으로 대체하면서 월 1400만원의 문자 비용을 절감했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가간 방역이 강화되면서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면역 패스포트'를 블록체인 기반 분산 아이디로 발급하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다"며 "공인인증 폐지를 계기로 다양한 인증서가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콘루프는 DID 기술로 구현한 디지털 신원증명 플랫폼 '마이아이디'(MyID)를 올 상반기 상용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마이아이디는 범금융권에서 실명인증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마이아이디는 금융기관이 사용자 단말기에 저장된 정보가 검증된 정보임을 블록체인상에 올리고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마이아이디와 연결된 모든 곳에서 신원인증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시큐브 (939원 ▼5 -0.53%)는 행위기반의 서명인증 기술(SecuSign, 시큐사인)을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가 모바일기기에 직접 서명을 하면 행위특징 정보를 인식해 서명자를 인증하는 기술이다. 모바일 기기에서 시큐사인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해 서명을 등록한 뒤 등록서명 검증을 거치면 된다. 이용자 본인의 서명인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서명시 그어지는 획 마다, 또 서명행위가 발생하는 시간과 공간을 분할해 특징을 식별·분석하는 기법을 활용한다.

로웸은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연동방식으로 사용자 인증이 가능한 통합 인증플랫폼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통합 인증 플랫폼인 '패시키'에 연동된 쇼핑몰, 게임,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핀테크 등의 사이트 등은 별도 회원가입 및 로그인 등의 절차 없이 네 자리 비밀번호 또는 바이오 인증만으로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안태호 로웸 대표는 "해외에선 5곳의 은행과 거래하면 인증서 5개가 필요하다"며 "여기에 착안해 각 기업의 인증 절차를 플랫폼에서 대행해주는 방식의 사업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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