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 1차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고규창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2020.5.20/뉴스1
정부는 2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방안'과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특수목적기구) 설립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기금 지원요건에 해당되는 기업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HMM(옛 현대상선) 등이다. LCC(저비용항공사) 중에서는 제주항공, 에어부산만 지원요건에 해당한다. LCC 대부분 근로자수가 300명을 넘지만, 총차입금이 5000억원을 넘는 곳은 제주항공, 에어부산 뿐이다.
자금지원 규모는 경영상 필요자금에서 예상 매출을 뺀 만큼 지원한다. 기존 차입금 상환 목적의 소요자금은 지원규모를 산정할 때 제외한다. 차입조건을 변경해도 기존 차입금 상환이 어렵고 기금을 지원해도 고용안정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차입금 상환까지 지원한다.
자금 대출은 운영자금 부족분 중심으로 지원하고 대출금리는 시중금리에 일부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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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기금지원이 없을 경우 핵심기술 보호, 산업생태계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은 예외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필요한 경우 1조원 범위 내에서 기금을 활용한 '협력업체 지원 특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말로 예정된 기금운용심의회 첫 회의에서 기금운용계획, 채권발행계획 등을 의결하고 6월중 실제 기금 집행에 나선다. 정부는 6월초 기간산업안정기금채권을 발행하고 지원 신청 공고를 해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코로나19 쇼크에 투기등급 강등된 회사채도 산다…정기 신용평가 결과 나오면 윤곽비우량등급 회사채(A등급 이하) 시장 지원을 위한 SPV는 정부와 한국은행, 산업은행이 참여한다. 10조원 규모로 6개월간 한시 운영되며, 필요시 지원규모를 2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구 재원은 정부출자 1조원, 산업은행 대출 1조원, 한국은행 대출 8조원으로 조달한다. 한은은 재원의 80%를 SPV에 대한 직접대출 방식으로 공급하는 대신, 선순위 대출로 손실 위험을 줄였다. 손실이 나는 경우 정부와 산은이 먼저 손실을 책임지는 구조다. SPV가 자금을 요청할 때 대출하는 캐피털콜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기구 재원조달 방안. /자료=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투기등급인 BB 등급 회사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경우(Fallen Angel)로 제한된다. 코로나19 이전 정상 투자등급이었던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신용등급 하락 기준일은 SPV 설립 방안이 발표된 지난달 22일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4월 22일 이후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회사채는 없다. 등급조정 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실제 매입 여부는 SPV 운영위원회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신용평가사들의 정기 평가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평가가 끝나는 6월을 기점으로 매입대상 채권 후보군이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PV는 정부 출자금이 투입되는 시점부터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정부는 SPV 출자금 1조원 중 절반을 3차 추경안에 담을 예정이다. 정부가 6월초 국회 제출을 목표로 3차 추경안을 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도 6월말, 7월초는 돼야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