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될곳만 된다, 지방 청약 양극화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0.05.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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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한 신축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수도권 한 신축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지방 청약 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소규모 단지는 미분양이 속출한 반면 규모가 크고 교통, 상권 등 입지가 좋은 단지는 수도권 못지 않게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 전남 등 지방 소규모 단지 잇단 미분양
30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초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에서 분양한 ‘제이원클래시움’ 아파트는 59가구 모집에 10명이 신청해 49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제주도에선 2월 분양한 '서귀포 동홍동 센트레빌(212가구)', 3월 분양한 '테라시티 더숨‘(48가구) 단지에서도 각각 67가구, 43가구가 미분양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 경기가 위축된 데다 중국 자본이 유입된 뒤 투자자들도 부담스러워하는 수준으로 분양가가 오른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제주도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00만원으로 지난달 전국 평균 분양가(약 1200만원)보다 25% 가량 높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제주 부동산 시장은 지역 경기침체로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큰데 다른 지역보다 분양가도 높은 수준이어서 최근 분양 단지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지방도 소규모 단지는 미분양이 속출한다. 지난달 말 전남 목포에서 분양한 ’목포 수창해뜨레 아파트‘는 80가구 모집에 6명이 신청해 74가구가 미분양됐고, 같은 시기 전남 함평군에서 분양한 '함평 백년가'도 96가구 모집에 62가구만 청약을 신청했다.


입지 좋은 중대형 규모 단지는 청약 경쟁률 높아
반면 입지가 좋은 곳에서 분양한 중대형 규모 단지들은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4월 말 전남 여수 신기동에서 분양한 '신기동 대광로제비앙 센텀29' 단지는 363가구 모집에 6451개 청약 통장이 몰려 평균 17.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자 평균 가점도 59점으로 수도권 인기 단지와 비슷했다.

비슷한 시기에 전남 순천시에 공급한 '순천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940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2만961개가 몰려 평균 22.3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수요자가 몰린 전용 84㎡ A·B형은 당첨자 평균 가점이 60점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향후 가격상승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지 여건과 분양가를 고려해 당첨되면 돈이 될 만한 곳을 구매하기 위한 심리가 청약 경쟁률로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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