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앞에 또 끝없는 긴 줄이"…나만 모르는 할인행사?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5.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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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백화점, 20~30대 여성 위주 집객 효과 뛰어난 '다꾸페' 경쟁적으로 열어

지난 2월14~20일 대구 신세계 다꾸페 /사진=마켓카리브 인스타그램지난 2월14~20일 대구 신세계 다꾸페 /사진=마켓카리브 인스타그램


#대학생 오모씨(27)는 얼마 전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들렀다가 끝없이 늘어선 줄에 깜짝 놀랐다. 한 층을 가득 메울 정도로 수 많은 인파가 몰려있어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할인행사라도 진행되고 있는 건지 궁금해 인파 안으로 들어가보니, 스티커와 마스킹테이프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다이어리 꾸미기 페어' 일명 '다꾸페' 행사가 열리고 있던 것이다.

신세계·롯데·현대 등 일선 백화점들이 전국 곳곳 점포에서 '다꾸페'를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다꾸 관련 고정층이 두터운 데다가, 열성적인 이들이 대부분이라 오프라인 집객 효과가 뛰어나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꾸' 열풍이 매섭다. 다이어리 꾸미기의 준말인 '다꾸'는 '마테'(마스킹 테이프), '인스'(인쇄 스티커), '떡메'(떡제본 메모지) 등의 제품군을 포괄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꾸러(다이어리 꾸미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주로 20~30대 여성이지만, 레트로 감성을 기반으로 1990년대 다이어리 꾸미기 추억을 떠올리며 다꾸 용품을 사는 30~40대 남성들도 적지 않다. 다꾸러들은 플래너를 구입해 마테, 인스 등을 붙이고 꾸미며 행복감을 느낀다.
떡메모지(오른쪽)와 인스(인쇄스티커) /사진=마켓카리브 인스타그램떡메모지(오른쪽)와 인스(인쇄스티커) /사진=마켓카리브 인스타그램
각 팬들은 '오덕'(하나를 열성적으로 파헤치는 사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꾸에 열심이다. 이들은 한번에 많은 양의 관련 용품을 사들이는 특징도 있다. 다꾸 제품 판매가 돈이 되기 때문에 이것만 전문으로 작업 제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통 다꾸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게 대부분이다. 가끔 오프라인 문구 관련 매장에 입점하기도 하지만, 많은 종류의 물건을 볼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다꾸러들은 관련 오프라인 페어 행사(다꾸페)가 열리면, 아주 먼 곳이라도 찾아간다.

트렌드에 민감한 백화점들이 이 시장을 놓칠리 없다. 최근 롯데, 신세계 등 일선 백화점들은 이들을 점포로 끌어들이기 위해 연일 다꾸페를 열고 있다.

올해만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1월10~16일) △대구점(2월14~20일) △충청점(2월14~20일) △광주점(3월27일~4월2일) △김해점(5월8~14일),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1월26~29일) △노원점(4월29일~5월5일), 현대백화점 △중동점(5월7~10일) 등에서 다꾸페가 열렸다.
지난 5월8~14일 김해신세계백화점 다꾸페 /사진=마켓카리브 인스타그램지난 5월8~14일 김해신세계백화점 다꾸페 /사진=마켓카리브 인스타그램
대부분 백화점에선 선착순 50명 등에겐 스티커 등을 추가 증정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기에 각 점포에선 오픈시간인 오전10시30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고,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의 사인 행사가 열리면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다꾸 관련 고정 팬 층이 많은 만큼 집객 효과가 높다. 특히 인기있는 작가가 오는 경우 그 작가의 제품을 구하려고 오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 점포들에서 고객들이 페어가 열리면 다꾸 관련 용품을 구하기 위해 오프라인 점포를 많이 찾아주신다"며 "이벤트 효과가 있는 데다가 집객까지 되니 다꾸페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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