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실적 대비 과도하게 오른 주가가 부담스럽다는 우려도 있지만 코스닥 시장은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이 장기간 침체를 겪은 이유는 무엇보다 바이오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는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임상 실패와 성분 논란 등을 겪으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졌던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은 일본의 경제보복도 산업소재 생산 기업들이 많은 코스닥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뀌었다.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미디어, 게임, IT 등 코스닥 시장의 주요 업종 상당수가 코로나19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투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반등장에서 코스닥 시장을 이끈건 무엇보다 제약·바이오 업종이었다. 코로나19 진단시약키트를 개발·판매한 씨젠의 주가는 지난해 말 3만650원에서 현재 10만8300원으로 3배 이상 올랐고 시가총액 순위도 4위로 껑충 뛰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올들어 2배 가까이 주가가 올랐고, 셀트리온제약 주가 역시 이 기간 2배 급등했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4위가 모두 제약·바이오 종목일 정도로 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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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Untact·비대면)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면서 미디어, 게임, IT 역시 주목받고 있다. 게임업체 펄어비스 주가는 올해 저점 대비 34% 가량 올랐고 종합 미디어 기업 CJ ENM은 최근 반등장에서 47% 상승했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이 기간 20% 이상 주가가 올랐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올해초보다 EPS(주당순이익) 전망치가 상승한 업종은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IT 3개 업종뿐"이라며 "종목장세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이들 업종에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닥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실적 측면에서도 코스닥 기업들은 코스피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셧다운(일시 중단)과 소비 위축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코스닥 시장은 소프트웨어와 엔터테인먼트, IT등을 중심으로 오히려 실적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IT S/W & SVC(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종의 올해 1분기 총 매출액은 3조3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3% 늘었고 영업이익은 2595억원으로 16.11% 증가했다. IT H/W(하드웨어) 업종의 경우 총 영업이익은 447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76% 줄었지만 순이익은 4469억원으로 13.9% 늘었다.
최근 급격히 오른 주가가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있지만 코스닥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수혜주 상당수가 코스닥 종목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 상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을 끌어올린 개인의 매수세가 계속 지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정책적 수혜 등을 고려하면 하방 압력도 제한적"이라며 "결국은 시장 기대치만큼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도 따라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