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약 먹는 트럼프에 '앙숙' 펠로시 "비만이잖아, 먹지마"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5.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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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일 클로로퀸 띄우기…"복용 여부는 개인적으로 결정할 사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AFP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AFP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하 클로로퀸)을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비판이 거세다. 하지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은 클로로퀸의 장점을 설명하며 자기 변호에 나섰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만 73세인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와 비만을 언급하며 "나는 그가 과학자가 승인하지 않은 것을 복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은 "특히 그의 연령대와 체중 그룹에선 더욱 그렇다"면서 "그는 병적으로 비만(morbidly obese)"이라고 언급했다.



CNN은 "지난해 2월 공개된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키는 190.5cm(6피트3인치), 몸무게는 110kg(243파운드)로 체질량지수(BMI)가 30.4를 기록했다"며 "비만의 기준을 살짝 넘었지만 펠로시가 말한 '병적인 비만'까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19일 MSNBC 인터뷰에서도 "나는 그가 살균제를 폐에 주입하거나 승인되지 않은 약을 복용하라고 하는 말을 하는 대신, 자신의 어마어마한 말의 무게를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클로로퀸을 띄우고 있다. 그는 전날 클로로퀸을 매일 복용한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엄청난 후폭풍에도 이 약의 장점을 설명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복용여부는) 개인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이 약은 훌륭한 평판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펠로시 의장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나는 펠로시에 반응하지 않는다. 펠로시는 아픈 여자(sick woman)다.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쏘아붙였다.

'클로로퀸 후폭풍' 잠재우기 나선 측근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도 일제히 클로로퀸 복용 발언을 옹호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클로로퀸을 복용하지 않는다"면서도 "(코로나19) 초기에 미 식품의약국(FDA)는 그들이 적합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클로로퀸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모든 미국인과 의사가 가장 광범위한 치료와 약품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약 복용은 의사와 상담해 처방 받아야 한다는 게 대통령 입장"이라고 방어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낙관론을 갖고 바라본 약품이라는 점을 꽤 폭넓게 언급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 약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미 FDA도 입장을 살짝 누그러뜨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이날 CNBC에 "어떤 약이든 복용 결정은 궁극적으로 환자와 의사 사이의 결정"이라며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로 이미 FDA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 FDA는 심장 질환 등 부작용을 경고하며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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