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뚫어라" 중소 드라마 제작사, 사전제작 실탄 확보 총력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0.05.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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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드라마 제작사들이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해 잇따라 대규모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드라마를 공급하기 위한 사전제작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초록뱀 (5,400원 ▼250 -4.42%)은 지난 19일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주당 신주배정 주식 수는 0.4118917838 다. 예정발행가는 1405원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한다.



초록뱀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글로벌 OTT에 판매할 드라마 IP(지적재산권) 개발 및 사전제작을 위해서다. 초록뱀은 내년 방송을 목표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높은 만큼 제작 이후 글로벌 OTT들의 러브콜이 예상된다.

또 초록뱀은 문영남, 김윤주, 고남정 작가, 김병욱 감독 등 26명과 집필 및 제작계약을 한 상태다. 지난 2월에는 드라마 '퍼퓸'의 최현옥 작가와 집필 계약을 체결했다. 블록버스터 작품 제작을 위해 인기 작가와 미리 계약하기 위해서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글로벌 OTT 뚫어라" 중소 드라마 제작사, 사전제작 실탄 확보 총력


에스엠의 자회사 키이스트 (5,650원 ▼130 -2.25%)도 지난해 11월 3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CB)와 12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올해 방영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제작을 위해서였다.



최근 중소 드라마 제작사들은 글로벌 OTT향 드라마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OTT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앞서 넷플릭스는 스튜디오드래곤 (40,900원 ▼250 -0.61%), 제이콘텐트리 (13,920원 ▼460 -3.20%)와 3년간 각각 21편의 드라마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총 제작비의 45~60% 수준을 판권비로 지급한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국내 방송사와 넷플릭스에 방영권 판매로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다. VOD(주문형비디오)와 PPL(간접광고)까지 더하면 상당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 드라마를 공급할 경우 제작사는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우선 자체 마련해야 한다. 넷플릭스가 약 2년 동안 나눠서 판권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또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과거 대비 제작비도 올라가고 있다. '킹덤', '아스달연대기' 등은 회당 제작비가 30억원을 상회한다. 결국 OTT향 콘텐츠 공급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들이 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 콘텐츠가 필수적이다"며 "드라마 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만큼 블록버스터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대기업 제작사와 경쟁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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