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약품 '탈중국' 위해 최대 1조원 쓴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5.2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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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와 4년간 3억5400만달러 규모 계약… 미국 내 의약품 제조 조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 '탈(脫)중국'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필수의약품의 자국 수급이 중요해진 가운데, 해외에 의존해온 약품 공급망 정비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 위치한 제약업체 필로우(Phlow)사와 미국 내에서 일반의약품과 원료의약품(API)을 제조하는 조건으로 4년간 3억5400만달러(약 434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필로우사는 바이오·제약 위탁 개발·생산업체(CDMO)인 암팩(AMPAC), 시비카(Civica), 버지니아주립대학교 연구진(M4ALL) 등으로 구성된 팀을 이끌게 된다. 이 가운데 암팩은 SK가 지난 2018년 5100억원에 인수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는 미국의 제약 생산 및 공급망 육성에 대한 노력의 역사적인 전환점"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필수 의약품 생산을 우리나라로 가져올 뿐 아니라 세계의 노동력 착취와 오염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스 아자르 미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건강 위협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국내 능력을 재건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 의약품 시장은 인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미국은 처방전의 90%가 복제약인 데다가,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복제약 3개 중 1개는 인도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인도에 원재료 격인 원료의약품(API)을 대는 건 중국이다. 미국 역시 API의 13%를 중국에서 들여온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각국이 자국 수급을 위해 의료 물자 수출을 제한하면서 미국 내 의약품 공급에 지장이 생기자 미국은 의약품 해외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미 민주당에선 2023년까지 중국산 원료의약품 수입을 모두 차단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NYT는 "4년 간의 해당 계약이 10년으로 연장되면 총 8억1200만 달러(약 9955억원) 규모 계약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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