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오늘의 패배, 내일의 승리"…5.18기념식 비하인드, 입술 튼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0.05.20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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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총칼에 이곳 전남도청에서 쓰러져간 시민들은…(중략) 오늘의 패배가 내일의 승리가 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사 일부는 당시 시민군대변인 격이던 고(故) 윤상원 열사의 발언에서 착안한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당시 5월 27일 이전, 5월 20일부터 26일까지 계엄군이 외곽으로 철수하고 전남도청 일대는 항쟁지도부가 장악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당시 계엄군에 의해 광주가 고립되고 언론이 통제당했을 때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 사람 중 한 명이 윤상원 열사"라며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던 윤상원 열사가 5월 26일 외신기자회견을 했다. 전남도청의 계엄군이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벌이기 하루 전"이라고 말했다.



윤 열사가 바로 이 회견에서 '우리는 오늘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 연설에 나오는 말이 이 표현"이라고 밝혔다.

윤 열사는 회견 다음날인 27일 새벽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 당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기념사에서 "열사들이 꿈꾸었던 내일이 우리의 오늘이 됐다"고 말했다. 또 "이제 우리는 정치·사회에서의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 직장,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하고, 나누고 협력하는 세계질서를 위해 다시 오월의 전남도청 앞 광장을 기억해야 한다"며 "그것이 그날, 도청을 사수하며 죽은 자들의 부름에 산 자들이 진정으로 응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인은 1950년생으로 광주 살레시오고, 전남대를 졸업했다. 그와 '들불야학' 동료교사였던 고 박기순씨의 영혼 결혼식을 내용으로 한 노래굿 작품에 등장한 노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 추모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0.05.18.   photo@newsis.com[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 추모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아울러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밝힌 '진실고백-용서-화해' 프로세스와 관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화해위원회 모델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진실고백과 용서, 화해에 부합하는 결과인데 당시 기구는 공소시효를 배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아공 진실화해위원회는 1995년 12월 설립돼 1998년 7월까지 활동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당시 일어난 국가범죄,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하는 기구였다. 진실화해위원회는 7112명을 조사해 상당수를 처벌했지만 849명은 사면을 받았다.


실제로 진실화해위원회는 1960년부터 자행된 사건을 조사했다. 강 대변인은 "우리도 앞으로 5.18 진상조사가 이뤄질텐데 공소시효 문제를 어떻게 풀지는 국회의 몫으로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입술이 하얗게 부르튼 것을 두고 건강에 대한 걱정이 나왔지만 문 대통령은 "피곤하지 않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18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연단에 올랐다. 문 대통령의 하얗게 튼 입술이 화면에 잡히자 국민들의 걱정이 커졌다.

최근 코로나19 대응 등 현안이 쌓여 문 대통령이 피로도도 누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이 건강히 계시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어제 대통령의 입술이 피곤해서 부르튼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따로 여쭤봤는데 (문 대통령은) 피곤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답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 입술이 부르튼 이유에 대해 "당신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코로나 비상 대응 시기가 길어져서 대통령이 혹시 지친 게 아니냐는 댓글, 반응이 많았는데 불철주야 매진하는 것은 맞지만 피로함은 느끼지 않고 건강히 계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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