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中 출장 귀국…무거운 눈빛이 대변한 이것은?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5.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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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이 부회장, 2박3일 中 출장 복귀…질문에 '묵묵부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2박3일 동안의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경기 김포 호텔마리나베이서울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 도착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2박3일 동안의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경기 김포 호텔마리나베이서울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 도착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미국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반도체 공장 증설 논의하셨습니까"(취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박3일간의 짧은 중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고 19일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부회장은 아무 말이 없었다.

지난 17일 중국 산시성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출장길에 올랐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10분 전세기 편을 통해 김포공항에 입국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이 부회장은 마스크가 얼굴을 반쯤 가린 탓에 정확한 표정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무거운 눈빛이 삼성전자가 현재 직면한 위기를 대변했다.



이 부회장의 중국행은 15일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전격 발표한 이후 이뤄졌다. TSMC는 삼성전자가 그룹 차원에서 승부를 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최대 강적이다.

이번 출장 기간 동안 코로나19(COVID-19) 검사를 세 차례나 받은 이 부회장은 산시성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집중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50억달러(약 18조2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현재 2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2라인이 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TSMC의 미국 공장 설립 소식은 삼성전자에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2박3일 동안의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경기 김포 호텔마리나베이서울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 도착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2박3일 동안의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경기 김포 호텔마리나베이서울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 도착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삼성전자는 당장 9월부터 미국 정부의 정식 허가 없이 중국 주요 업체에 메모리 등 각종 반도체를 팔 수 없는 상황이 된 반면 TSMC는 화웨이를 포기하는 대신 애플과 퀄컴 등 미국 핵심 고객사 물량을 싹쓸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발 빠른 위기대응을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추어 봤을 때 이르면 이번 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소집해 향후 대책을 본격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시안을 직접 방문해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전자의 후속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이 부회장은 후허핑 산시성 위원회 서기와 류궈중 성장 등 현지 지방정부 고위 인사와 면담도 가졌다. 후 서기는 코로나19 방역물자를 지원한 삼성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산시성에서 삼성의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며 "협력 분야를 계속 넓히고 교류와 왕래를 확대해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데 긍정적 기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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