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음식료 매출·영업익 급증할 때 눈물흘린 철강·항공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강민수 기자 2020.05.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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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1분기 실적-②]오리온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실적+주가 큰 폭 상승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탓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의약품과 음식료품 업종 등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의약품 업종 내 31개 기업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2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62% 늘었다. 영업이익은 4037억원으로 66.57%나 상승했다. 음식료 업종 내 30개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5조1757억원, 7755억원으로 각각 9.07%, 45.83% 성장했다.

의약품 업종의 선전은 코로나19와 큰 상관관계가 없는 의약품들의 판매 호조가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175,200원 ▼1,900 -1.07%) 등은 일찍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의약·음식료 매출·영업익 급증할 때 눈물흘린 철강·항공


이와 관련,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분야는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연구개발 모멘텀(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진단기업들의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음식료 업종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제대로 누렸다는 평가다. 전염병 공포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가정간편식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오리온 (90,500원 ▼700 -0.77%), CJ제일제당 (332,500원 ▲500 +0.15%), 오뚜기 (394,000원 ▲2,000 +0.51%), 하이트진로 (20,850원 ▼150 -0.71%) 등 대부분의 음식료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가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5조3251억7800만원, 6조4473억4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61%, 3.43% 늘었다. 삼성전자의 매출이 전체 상장기업 매출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17%에 달한다.


이 밖에 건설업, 운수장비업, 통신업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여객 운항이 급감한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코로나 19 여파로 여객 운항이 급감한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반면 철강금속, 섬유의복 등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철강금속업종 내 29개 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넘게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0% 넘게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철강재 수요가 급감한 결과다. 섬유의복업 역시 야외활동이 잦아들면서 수요가 크게 줄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6%, 24.6% 감소했다.

주요 항공사들이 포함된 운수창고업 역시 어려운 고비를 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다. 운수창고업종 내 22개 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15조34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6% 감소했다. 또 영업손실을 1769억원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항공사들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항공사들은 다음달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을 갖고 있으나 온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둔화하더라도 각 국가들의 입국제한 조치가 보수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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