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도 '언택트' 수주...단 수주 활기 위해선 '대면 영업' 절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05.2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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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의 모습/사진제공=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의 모습/사진제공=삼성중공업


조선업계도 '언택트(Untact:비대면)' 수주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화상회의로 상담을 하고 우편으로 계약서를 주고 받으며, 수 천 억원대 선박의 최종 계약을 끌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선주들이 비대면 영업으로는 계약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발주가 대부분이어서 궁극적으로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시급히 잦아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유럽 소재 선주로부터 1500억원에 건조 계약을 맺은 15만8000톤급 원유 운반선 2척을 비대면 방식으로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편으로 양사가 계약서를 주고 받았고, 최종 사인도 비대면으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삼성중공업 (9,430원 ▼20 -0.21%)이 버뮤다 지역의 선사로부터 2536억원에 수주한 LNG(액화천연가스) 연료추진 원유운반선(VLCC) 2척도 비대면 수주 성과로 꼽힌다. 정식 계약을 위한 사전 실무 협의를 모두 화상으로 진행했고, 최종 계약서는 이메일로 주고 받았다.

조선업계는 계약금액이 수 천 억원대에 달하는 데다 계약서도 한결 복잡해 비대면 방식의 수주가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계약 당사자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비대면으로도 정식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평이다.



이 같은 비대면 수주는 조선업계 수주 절벽에도 단비가 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4월 누적 선박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66.8% 급감한 6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불과했다. 단 한 척의 신규 수주가 아쉬운 상황에서 비대면 수주가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어 본격적인 '대면' 영업을 할 수 있길 바란다. 특히 신기술을 적용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일수록 비대면 영업으로는 선주들에게 확신을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선박 수주는 필수 조건만 맞으면 공장에서 찍어내듯 건조할 수 있는 표준선형의 선박이 대부분이고, 그 외 고부가가치 선박은 대면 영업이 한결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코로나19로 급감한 선주들의 발주가 늘어나고, 수주가 활기를 띠려면 시급히 대면 영업이 예전처럼 본격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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