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대란 급등한 육류株…추가 상승재료 찾을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5.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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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COVID-19)로 육류 공급 차질에 우려가 생기면서 육류 관련 종목들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육류 가격 상승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을 재료가 있을지 의문이다. 글로벌 '고기 대란'으로 인한 국내 영향력이 제한적인데다 수출로 돌리기엔 가격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글로벌 '고기대란' 우려…육류 관련 종목 급등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육류 관련 종목은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한달 사이 축산업체 우리손에프앤지 (1,477원 ▼41 -2.70%)는 30%, 푸드나무 (5,440원 ▼90 -1.63%)는 13%, 팜스토리 (1,610원 ▲15 +0.94%)는 17% 주가가 상승했다. 주요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 (2,995원 ▼5 -0.17%)마니커 (1,091원 ▼15 -1.36%)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1% 올랐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최근 글로벌 육류 대란이 연결돼 있다. 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축산국가들의 육가공 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식품업체 타이슨푸드은 지난달 말 아이오와주 돼지고기 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스미스필드푸즈도 지난달 초 미국 돼지고기 가공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농림부는 코로나19 여파로 돼지 도축장 가동률이 35~40%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생산 차질로 국내 육류 수입도 감소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4월 중순까지 돼지고기 수입량은 1만9460톤으로 전월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부위별로는 가장 인기 있는 삼결살은 18.1% 감소했고, 앞다리는 약 8.3% 증가했다.

수급 불안 우려에 '깜짝'…"추가 상승재료는 없다"
상하이의 한 시장에서 손님이 돼지고기를 주문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으로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의 49%를 소비한다. /사진=머니투데이DB상하이의 한 시장에서 손님이 돼지고기를 주문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으로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의 49%를 소비한다. /사진=머니투데이DB
그러나 국내 육류 관련 종목들의 추가 상승 재료를 찾기 쉽지 않다. 우선 국내에서 글로벌 고기 대란에 따른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오히려 재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3월 돼지 도축마릿수는 158만마리로 전년동월 대비 10.3% 증가했다. 재고 역시 쌓여있다. 같은 기간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는 8만2378톤으로 5117톤(6.7%) 증가했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후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김기현 친환경축산협회 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와 경기 둔화 우려로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들면서 재고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수혜도 기대하기 어렵다. 가격 경쟁력면에서 크게 밀린다. 협회에 따르면 3월 기준 한국의 돼지고기 1㎏ 가격은 3.21달러다. 미국(1.61달러), 독일(2.23달러), 벨기에(1.85달러), 네덜란드(1.98달러) 등 주요 축산국가들의 약 1.5~2배 수준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격 상승은 글로벌 육류 수급 문제보다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늘어난 가정 수요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비 위축과 개학 연기로 하반기 육류 소비에 대한 전망은 오히려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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