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확대, 단독 상품 강화, 모바일 사업 확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해 온 홈쇼핑 업계로선 맥이 빠지는 결과다.
NS홈쇼핑은 이미 지난해 1분기 송출수수료 급증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7%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해 기저효과를 누렸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보다 올해 송출수수료 부담을 134억원 늘어난 것으로 봤다.
매년 홈쇼핑과 주요 통신 3사의 IPTV(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자) 등 유료방송 사업자는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한다. 지난 2월부터 수수료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업계 평균 15% 이상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들이 업계에 송출수수료 20%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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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높은 채널을 지키기 위해 홈쇼핑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협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2018년도)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사 송출수수료는 2009년 4094억원에서 지난해 1조 6020억원(추정)으로 10년새 3.91배 뛰었다. 매년 평균 15% 송출수수료가 불었다.
반면 같은기간 TV홈쇼핑 영업이익은 연평균 3% 증가해, 10년새 1.4배 커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 7개사는 벌어들인 영업이익(6327)의 2.53배 많은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냈다.
이런 사정에서 영업이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TV홈쇼핑 7개사 취급고(홈쇼핑사가 판매하는 제품 가격의 총합)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3년 5%에서 지난해 3%까지 떨어졌다.
가이드라인 만들었지만 "아직 체감 못해"
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들이 보통 2~3월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하반기 혹은 해를 넘겨 협상을 마무리짓는 경우도 있다. 가입자 수가 늘고 독과점 현상이 심해지는 IPTV 사업자들이 높은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어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본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가검증 협의체' 운영 등 가이드라인을 개선하고 올해 1월부터 시행한다고 했지만, 현장에선 실효성을 느끼지 못한다.
TV홈쇼핑협회 관계자는 "유료방송사 재허가·재승인시 가이드라인 준수를 의무 조건으로 포함시키면서 기존보다 나아졌다곤 하지만 아직 체감은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도 (수수료가)10%대로 오르면 양호한 수준이란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이 때문에 홈쇼핑업계는 모바일 쇼핑 강화 등 새로운 사업의 투자 확대도 주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상승폭을 키워온 송출수수료 부담이 회사의 손익을 좌지우지하는 수준으로 커졌다"며 "홈쇼핑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송출수수료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