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쉼터' 건축비 평당 600만원?…그래도 3.5억이 빈다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이강준 기자 2020.05.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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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사진=뉴스1 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사진=뉴스1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가 경기도 안성에 마련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이하 쉼터)와 관련해 건축비, 인테리어비용 등을 밝히며 추가 해명에 나섰다.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더불어시민당 당선인)도 한겨레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쉼터 매입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의연과 윤 당선인이 입을 열면 열수록 의혹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상식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해명이 많아서다.



① "건축비 1평당 600만원"…과거 시공사 대표는 "400만원 내외"
/사진=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사진=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
정의연은 지난 17일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건축비와 관련해 "건축구조는 스틸스터드 프레임 하우스(스틸하우스)이고 3.3㎡(1평) 공사비는 600만원"이라고 말했다.

정대협은 2013년 현대중공업이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공동모금회'를 통해 건넨 10억원 중 7억5000만원을 들여 쉼터를 매입했다. 이에 대해 '고가 매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 쉼터의 세부 정보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정의연이 밝힌 공사비는 일반적인 스틸하우스 건축비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스틸하우스 공법은 조립식이기 때문에 보통 콘크리트 주택보다 저렴하다.

쉼터 시공사인 김모 OO스틸하우스 대표는 2012년 4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틸하우스 건축비는 내외장재 선택에 따라 달라지지만 한국철강협회 스틸하우스클럽 통계에 의하면 3.3㎡당 350만원에서 400만원 내외로 지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쉼터의 경우 김 대표가 밝힌 일반적인 스틸하우스 건축비보다 3.3㎡ 당 200만원 이상 더 들어간 셈이다.

② 건축비 3.5억 든 쉼터, 왜 7.5억에 매입?
쉼터의 건축물 대상 건축연면적 59평(196㎡)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쉼터의 건축비는 총 3억54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적인 스틸하우스 건축비 2억3600만원(평당 400만원 기준)보다 1억1800만원 가량 많다.

여기에 땅 값을 포함해도 주택은 4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쉼터가 있는 토지의 직전 거래가(2007년 4월)는 3520만원이었다. 정의연이 쉼터를 구입한 2013년까지 6년간 지가 상승을 고려해도 토지값은 4000만원이 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토지값과 정의연이 주장하는 비싼 건축비를 합해도 매입가가 4억원이면 충분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인근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선 정의연이 지불한 7억5000만원이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해당 지역 K공인중개사사무소의 중개사 A씨는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집을 짓는다고 하면 준공 시점인 2012년 11월 기준으로 아무리 비싸게 잡아봐야 평당 400만원"이라며 "땅값 등을 전부 고려해 최대한 고가로 측정하면 4억원 정도가 적정가"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당시 시세대로 구입했다는" 정의연의 해명과 달리 주변 시세도 7억5000만원보다 한참 낮았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쉼터가 위치한 안성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단독주택들의 가격은 2억원이 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최종 3곳의 후보지 답사를 통해 유사한 조건의 건축물의 매매시세가 7억~9억임을 확인하여 실행 이사회에 보고했다"며 부실한 해명을 내놨다. 이 같은 해명은 쉼터 주변 시세를 두고 비교한 것이 아니라 당시 3곳의 쉼터 부지 후보지와 비교한 것이라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③ '최고급 자재 건물'에 인테리어 1억?
/사진=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사진=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
정의연은 안성 쉼터 건물을 구입한 뒤 또 1억원 상당의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정의연은 "건물을 매수한 뒤 피해자의 쉼과 치유 등 목적에 따른 사업 진행을 위하여 추가 인테리어 공사와 물품 등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공사비(가스연결, CCTV설치, 전기증설, 관리목적 컨테이너 설치, 벽난로 설치) 3475만5000원 △물품구입비(냉난방기, 청소기, 빔프로젝트 등) 1436만1700원 △소모품비(침구, 주방기기, 블라인드, 싱크대, 식기 등) 2937만7500원 등을 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거주할 목적으로 최고급 자재로 공사했다"고 밝힌 만큼 이 주택에 1억원 가까운 인테리어 비용이 쓰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역도 이날 설명자료에서 부지선정 기준 중 하나로 '부지 내 건물은 수리를 하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는 만큼의 허가받은 지 얼마 안 되는 건물 중심으로 서울 외 지역 포함 진행'을 꼽았다. 수리가 필요하지 않은 건물을 선택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과도하게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최고급 전원주택 건물을 구입하고도 싱크대를 새로 설치하고 전기 증설, 벽난로 설치가 필요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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