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서도 기업의 지분 투자가 늘어난 시점이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올해 지분 투자 취득을 결정한 기업은 98곳으로 지난해(109곳)보다 적었다. 그러나 증시가 급락한 3월 이후 지분 취득을 결정한 기업은 149곳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102곳)보다 43%가량 많았다. 주가 하락으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가 낮아진 틈을 타 지분 취득에 나선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알려진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 랩지노믹스 (3,035원 ▲30 +1.00%)도 지난 13일 창업투자회사인 리드컴파인베스트먼트 99억을 들여 198만주, 지분 99%를 취득했다. 회사보유 자기자금을 통해서다. 진단키트 수출로 매출이 급증한 랩지노믹스는 현금성자산이 3개월 만에 5배 (2019년 12월 말 20억⟶올해 3월 말 108억원) 넘게 늘었다.
이외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업체 케이피에스 (6,950원 ▼250 -3.47%)는 60억원으로 바이오의약품 개발회사 빅씽크의 지분 45.35%를 취득했고, 의약품 개발업체 메디프론 (1,500원 ▼50 -3.23%)은 현금 320억원을 들여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회사 뉴메이스 지분 20%를 갖게 됐다.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소프트웨어·콘텐츠 관련 업체의 약진도 활발해졌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라인게임즈는 지난달 29일 320억원을 들여 개발력 확보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해 제로게임즈 지분 100%를 인수했다. 네이버웹툰은 만화 출판물 업체 와이랩 지분 12.6%를 53억원에 취득했고, 어린이콘텐츠 업체 캐리소프트 (4,620원 ▼35 -0.75%)는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 헬터를 신규 설립해 800억원을 들여 지분 80%를 취득했다.
지분 취득에 따른 주가 영향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인수 목적이나 인수회사와의 관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열사냐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냐, 관계가 우호적이냐 적대적이냐 등에 따라 주가 영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