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내부고발자 "미국에 없는 것, 백신·검사·치료 전략"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5.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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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브라이트 전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사진=AFP릭 브라이트 전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가 좌천된 전 백신 개발 책임자가 "여전히 미국엔 테스트, 치료, 백신 등 중요 분야에 대한 포괄적 전투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1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으로 있다가 지난달 국립보건원으로 자리를 옮긴 릭 브라이트는 이날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보건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포괄적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백신 생산·공급 관련 구체적 계획 없어"
그는 ”우리는 여전히 의약품과 백신에 대한 공급망을 구축해놓지 않았다“며 ”의약품 및 백신 배포 방법에 대한 계획도 없다. 포괄적인 검사 전략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그는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와 관련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권고안을 빨리 내놓으려는 과정에서 엄격한 심사를 우회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브라이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백악관이 제시한 12∼18개월이란 시간은 "공격적인 일정"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게 제대로 진행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조급하게 밀어붙이면 백신 안전성을 완벽히 평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을 올 연말까지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내 생각엔 올해 말까진 백신을 가질 것 같다"며 “동시에 보급도 이뤄질 거다. 군에 준비토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TF 주축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앞서 12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향후 1~2년 내 백신 개발 가능성에 대해 "승산이 없진 않다"라고 신중하게 말한 바 있다.

릭 브라이트 전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사진=AFP릭 브라이트 전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사진=AFP
"내부고발" vs "불만에 찬 사람"
브라이트는 "우리는 미 국민에게 진실해야 한다. 진실은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며 "우리에겐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있다. 우리가 이끌고, 또 보복 두려움 없이 말하게 하라”고 했다.


그는 증언에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올해 말 예상되는 재확산에 대해 조율된 국가적 대응 없이는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겨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해결)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이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다가 지난달 직무에서 배제돼 국립보건원으로 전보됐다며 ‘내부고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가 진행되는 도중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침에 (청문회를) 봤다"면서 "그는 그냥 불만에 가득 차 못마땅해하는 사람이다. 몇몇에 따르면 솔직히 그가 일을 못 했다고 한다"고 인신공격성 비난을 했다.

복지부도 이날 반박자료를 내고 "그의 고발은 일방적 주장과 잘못된 정보로 가득 찼다"며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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