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손발묶인 WTO…임기 1년 남은 사무총장 돌연 사임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5.15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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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 무역정책으로 사실상 무력화될 위기에 처한 WTO(세계무역기구)의 수장이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중도 사퇴한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비공식 대표단 회의를 통해 중도 사임 계획을 발표했다.



본래 임기 만료일인 내년 8월말보다 1년 앞선 올해 8월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내용이다. 브라질 출신인 아제베두 총장은 2013년 9월 현직에 처음 오른 뒤 2017년 9월 재임에 성공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봉쇄와 무릎 수술로 인해 평소보다 생각할 기회가 많았다"며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개인적 사유로 사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제베두 총장이 중도 사퇴함에 따라 164개 회원국 전체 동의 아래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절차가 시작된다. 9월 전까지 후임이 뽑히지 않으면 사무차장 4인 가운데 한 명이 임시로 총장직을 수행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고조로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WTO 사무총장이 중도에 자리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WTO는 지난해말 분쟁 해결 최종심을 담당하는 상소기구가 마비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왔다. 상소기구 재판을 맡는 위원들의 임기가 종료됐음에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차기 위원 선임을 반대한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뒤 불공정 무역 행위를 일삼고 있는데도 WTO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WTO를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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