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칭찬한 '청각장애인 기사' 택시, 서울서 달린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5.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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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전시관을 방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고요한 택시'에 탑승해 서비스 체험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전시관을 방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고요한 택시'에 탑승해 서비스 체험을 하고 있다.


청각장애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택시가 서울 시내를 달린다.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문턱을 넘으면서다.

'고요한 택시'는 청각장애인 드라이버 등을 고용해 서울지역에서 자가용 차량(QM6, 중형SUV)를 카셰어링 형태로 운영해 일반 승객을 태우는 서비스다. 청각장애인 운전자가 승객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태블릿도 제공된다.

이 서비스는 서울지역에 한해 100대의 차량만 운행하는 조건으로 실증특례를 받았다. 현행 여객자동차법에 따라 관련 면허가 없이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심의위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을 감안했다. 다만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시행일(2021년 4월 8일) 이후 6개월 내로 플랫폼 운송사업 기준에 따라 면허를 부여받아 사업을 전환해야 한다.



승객은 '고요한 택시' 내 설치된 모니터에 행선지를 직접 말하거나 입력하면 청각장애인 운전자의 모니터로 목적지가 전달돼 원하는 곳까지 도착할 수 있다. 청각 장애인이 운전한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일반인보다 시각이 더 발달한 청각 장애인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코액터스의 ‘고요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적용한 승용차의 앞 부분/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br>
코액터스의 ‘고요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적용한 승용차의 앞 부분/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 서비스는 지난 2018년 사회적기업 코액터스가 개발했다.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대학생 연합동아리 인액터스의 동국대 지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회사다. ICT와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접목한 스타트업 혁신 모델로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청각장애인들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고요한택시 서비스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격려했다.

코액터스는 오는 6월 초부터 서비스에 돌입한다. 이미 100대를 허가 받았다. 모바일 앱 기반 예약 전용 서비스를 통해 정기예약제, 월정액제 등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청각장애인을 전체 직원의 30% 이상 고용할 계획이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이번 규제 샌드박스 통과를 발판으로 승객에게는 더 편안하고 따뜻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청각 장애인에게도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고요한 택시' 안건과 더불어 총 8건의 안건이 9차 심의위에서 상정돼 규제샌드박스 적용을 받았다. 이들 안건은 각각 스타릭스의 ‘탑승 전 선결제 택시 플랫폼 ’(실증특례), 언맨드솔루션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 (실증특례), 만도의 ‘자율주행 순찰 로봇’ (실증특례), 코나투스의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지정조건변경),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의 ‘민간기관 등의 고지서 모바일 전자고지 ’(임시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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