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마디에…韓 게임 '대륙 진출' 불씨 살았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5.1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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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13일 방한계획 재확인…글로벌 시장확대 위해 中 진출 필수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금년 중 방한에 대한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 방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국산 신규 게임의 중국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사그라들었던 중국 판호 재발급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연내 방한을 재확인했다. 정상 간 통화도 시 주석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적절한 시기에 성사되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코로나 터지며 판호 발급 '자포자기'…'분위기 반전'에 되살아난 대륙진출 꿈
코로나19 창궐 이전만해도 시 주석의 올 상반기 방한이 확실시되는 기류가 흘렀다.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소에도 힘이 실렸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중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집중하느라 시 주석의 방한은 물론 판호 문제까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이번에 시 주석이 방한에 굳은 의지를 확실히 표명하면서 게임업계에선 대륙 진출이 머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게임 판호 재발급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길이 막히기 전까지 국내 게임들이 먹혀들었던 중국 시장인만큼 판호 재발급은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 넘게 국산 신규 게임은 중국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한령'과 동시에 판호를 발급받지 못하면서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초부터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한 국내 게임업계는 최대 시장을 잃어버렸다.

중국 정부는 2018년 모든 게임을 대상으로 판호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가 지난해 상반기 미국, 일본 등에는 판호를 내줬지만, 한국은 제외시켰다. 업계를 두번 죽인 셈이다. 신규 게임의 진출이 막히면서 지금까지 손해본 '기회 비용'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中 릴리스게임즈의 라이즈 오브 킹덤즈.中 릴리스게임즈의 라이즈 오브 킹덤즈.

한국 시장 마음껏 누비는 중국 게임…기존 중국 진출 국산게임, '노후화' 직면
게다가 중국은 자유롭게 한국 시장을 누비며 ‘불공정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는 지난해 대(對)한국 게임 수출 규모를 2조원 상당으로 추산한다.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엔 중국산 게임이 세를 늘리고 있다. 14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에는 라이즈 오브 킹덤즈(3위·릴리스게임즈), AFK 아레나(4위·릴리스게임즈), 기적의 검(6위·4399) 등이 포함됐다. 케페우스M(11위·유조이) 랑그릿사(13위·지롱게임즈)등도 상위권 도약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 상황에 기존에 중국에 진출한 국산 게임들은 힘이 빠졌다. 노후화가 찾아오면서 해당 게임사들의 실적이 떨어지는 추세다.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가 대표적이다. 넥슨의 올 1분기 중국 매출은 3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원만히 해결돼 빠른 시일 내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라며 "중국 시장에 진출만 하면 성공할만한 게임들이 줄줄이 대기중"이라고 말했다.

당장 중국 판호 발급을 신청해둔 게임사들은 코로나19 사태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판호 발급을 기다리는 국산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 크래프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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