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집단 상가. /사진=박효주 기자
하지만 유통 전문가들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며 휴대전화 유통가 상술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운 좋다면 남보다 공시 지원금을 더 받을 순 있겠지만, 대부분은 까다로운 판매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공시지원금
대외적으로 노출되진 않지만, 이통사들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리점에 뒤로 은밀히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지급한다. 지급 규모가 수시로 변동돼 '타이밍'을 잘 맞추면 수십만 원대 보조금을 지원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단말기 가격이 0원 되는 건 쉽지 않다.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 선택에서, 판매 대리점은 공시지원금을 더 권장한다. 이유는 매월 통신비 할인이 되는 선택약정과 달리 즉시 단말기 가격이 할인돼 더 싸게 구매하는 것처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년간 사용을 기준으로 할인 금액을 비교해보면 대부분 선택약정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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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일부 대리점은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선택약정할인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아 소비자가 혜택을 모두 받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 기기 값을 0원으로 만들기 위해 통신비가 할인되는 선택약정을 기기값 할인으로 둔갑 시켜 안내하기도 한다.
마지막 조건은 신용카드 결합 할인이다. 신용카드 결합 할인은 특정 신용카드를 만들고, 해당 카드로 통신비나 단말기 금액을 결제하면 추가 할인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신용카드사에서 매월 실적을 충족시켰을 때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것인데, 마치 이를 대리점 혜택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또 할인 요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아 처음 한두달을 제외하고 할인을 못 받는 일도 발생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2년 후 중고기기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요금을 할인해주는 보상 프로그램을 마치 가격할인처럼 눈속임하는 상술도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원금 이득 따져보니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의 휴대전화 판매점 전경. /사진=뉴스1
예컨대 3만 원대 요금제를 쓰는 중이라며, 6개월간 매월 7만 원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 공짜폰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42만 원 지출을 하게 되는 셈이다.
번호이동 조건도 함정이다. 가족결합 할인 혜택 등을 포기해야 할 수 있다. 장기 고객 할인이나 포인트도 포기해야 한다. 기회비용을 따지면 그다지 좋은 조건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신용카드 결합 할인도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대리점은 신용카드 결합으로 2년간 총 36만 원이 할인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단순히 결합만 해서는 할인이 되지 않는다. 매월 30만 원 이상을 꾸준히 써줘야만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스러운 조건이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0원폰은 다수 유통업체나 소비자들에게 좋은 혜택이 될 수 없다"며 "한 이통사가 스팟 보조금을 뿌리면 경쟁사가 따라나서는데 결국 이통사들도 돈만 쓰고 남는 게 없는 아이러니가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