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음식배달앱, 결국 '글로벌 대통합'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5.15 05:21
글자크기

전세계 음식배달앱 투자한 소프트뱅크 "조만간 음식배달분야서 글로벌 대통합 있을 것" 밝혀

/사진=AFP/사진=AFP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음식 배달 주문이 급증했다. 하지만 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비용이 늘어나면서 음식배달업체들은 수익성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이에 따라 조만간 비용 절감을 위한 음식배달앱 간 '글로벌 대통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음식배달앱의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비와 배달원 안전장비 관련 비용 등이 증가했지만 수수료 관련 규제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음식배달앱들의 광고비 지출은 최근 3달간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에 따르면 2월2일~4월27일까지 그럽허브는 광고비로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한 2700만달러(약 331억원)를 썼다. 같은 기간 도어대시는 광고비 지출을 전년 대비 35% 늘렸고 포스트메이츠는 82% 증가시켰다.

/사진=AFP/사진=AFP


코로나19로 식당들이 어려워지자 각국 정부에서 배달앱 수수료에 규제를 걸면서 어려움은 가중됐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주 시애틀, 뉴욕시 등은 앱 배달 수수료 상한선을 15%로 제한했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도 비슷한 조치를 논의 중이다.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배달앱이 항목별로 세분화된 내역을 고객에게 보여주도록 이를 의무화했다. 식당이 실제로 얼마나 버는지 고객이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에 배달앱들은 고객을 대거 잃을 것을 우려해 수수료 면제 전략을 내놨다. 미국 배달앱 그럽허브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식당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총 1억달러어치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우버이츠 역시 영국과 벨기에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4월 한달간 식당들에 수수료를 인하하고 주문자들에게 배달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그 결과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우버이츠는 올해 1분기 총 주문 건수가 전년동기대비 50%나 늘었지만 3억13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그럽허브도 3월 한달간 주문 건수가 전년동기대비 30% 늘었지만 1분기 334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맷 멀로니 그럽허브 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우리의 모든 이익을 또 다른 추가 주문을 만들어내는 데 쓰고 있다"며 "이런 수익성 없는 사업 모델이 더 오래갈수록 투자자들은 더 많은 돈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배달앱 간 '글로벌 대통합' 조만간 온다
/사진=AFP/사진=AFP
음식배달앱의 최대 과제는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다. 이를 위해선 음식배달앱 간 합병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영국 음식배달업체 저스트잇은 네덜란드 테이크어웨이와 합병했고 독일 딜러버리히어로는 한국 배달의민족을 4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우버이츠도 그럽허브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파울로 파소니 소프트뱅크 남미 투자파트너는 지난 13일 "음식배달분야에서 두 명 이상의 플레이어를 보유하는 것은 어렵다"며 "조만간 글로벌 통합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우버, 도어대시, 포스트메이츠 뿐 아니라 남미의 음식배달앱 라피, 아시아에선 올라, 그랩, 디디추싱, 어러머까지 전세계 음식배달앱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월 "지난 6개월간 도어대시와 우버이츠의 합병을 추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8년 도어대시에 5억3500만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했고, 우버이츠를 운영 중인 우버 지분도 15% 보유하고 있다. 결국 합병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추후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전세계 음식배달앱들의 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