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정유 6개사 중 5개사 등급전망 하향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5.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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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계열 3개사 및 S-Oil 등 '부정적'으로 하향... 현대오일뱅크도 '긍정적'→'안정적'으로 하향

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공장 전경 / 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공장 전경 / 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정유사 6곳 중 5곳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이 중 4곳은 '부정적' 꼬리표를 달아 추후 실적악화시 등급 하락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평가됐다.

한신평은 14일 정유사들의 회사채 신용등급에 대한 정기평가를 실시한 결과 SK이노베이션(AA+), SK에너지(AA+), S-Oil(AA+), SK인천석유화학(AA-)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현대오일뱅크(AA-)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각각 하향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AA+)만 종전처럼 '안정적'으로 등급 전망이 유지됐다.



한신평은 "올 1분기 유가 및 정제마진 급락으로 대규모 영업적자가 발생했고 당분간 유가와 정제마진 및 주요 제품의 수급 상황에 연계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현금 창출력 저하와 투자자금 소요에 기인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등급 전망 이유를 설명했다.

올 1분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개사의 영업적자 합계는 4조4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컸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상 하락하면서 재고 시차효과, 기말 재고자산 평가 등으로 4사 합산 약 3조1000억원의 유가변동 관련 손실이 발생했다. 정제마진도 운송수요 감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휘발유와 항공유 제품의 마진 하락으로 정제설비 가동을 통한 적정 이익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한신평은 국내 정유사들이 올 상반기 유가 급락과 저조한 정제마진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 유가가 다소 회복되면서 재고관련 손실이 일부 환입되고 상반기 대비 정제마진도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도 대부분 손익분기점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2021년에는 추가적 유가상승 효과에 따른 긍정적 시차효과가 반영되고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석유제품 수요회복에 기여하면서 2019년 수준 이상의 영업이익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신평은 "2020년 주요 정유사들의 EBITDA(세전·감가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유가하락에 따라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의 운전자금 축소가 예상되는 점은 현금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신규 투자 관련 자금지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영업실적 저하로 EBITDA 창출이 약화되면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19(COVID-19)의 충격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향후 정유 및 비정유부문 주요 제품의 구조적인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실질적인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추가적인 신용도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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