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사라진 배당금만 1100억…고배당 전략 수정 불가피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5.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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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유증상자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관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유증상자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관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COVID-19)에 기업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배당금이 축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1분기에만 1100억원 가량 줄었다. 올해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는 기업들도 "상황이 악화된다면 "배당금이 변화될 수 있다며 단서를 달고 있다.

1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분기 및 연간 배당을 결정한 상장사 중 올해도 배당을 완료한 곳은 총 13곳이다. 그러나 이 중 올 1분기에 배당을 결정한 기업은 8곳에 불과하다.



포스코, 한온시스템, SV인베스트먼트, JTC는 배당을 진행했지만, 배당금은 줄였다. 지난해 1분기에는 배당했지만 올해 하지 않은 곳은 두산, 코웨이 등이다. 코로나19로 생산활동이 정지되고 수요가 축소하자 기업들이 이익이 감소된 탓이다.

동남합성, 웅진씽크빅, 효성ITX가 새로 배당에 나서긴 했지만, 전체 금액은 여전히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총 배당금은 2조7508억원, 올해는 2조6400억원이다.
오는 6월을 기준으로 한 반기 배당도 전망이 어둡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은행들이 반기 배당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승렬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중간배당에 대해 특별하게 말하긴 이르다"며 분기 배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도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확정된 다음 배당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배당을 자제시키고 있다. 윤석원 금융감독원 원장은 "장기 성과급과 배당 등을 최대한 유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제철, LG화학, S-Oil 등도 올해 배당 축소 가능성을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배당율을 유지하겠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배당 축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반면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배당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는 기업들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주주 배당금이 절대 금액 면에서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모든 가능성을 놓고 배당정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현금 지급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바뀐다면 주당 배당규모 늘어나는 방식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배당 투자 전략도 변화가 필요하다. 고배당 ETF(상장지수펀드)는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수 편입 종목을 과거 실적을 기준으로 선정하기 때문에 시간 차가 생길 수 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배당 투자를 하려면 최근 3개년간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최근 2개 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평균을 상회한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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