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뉴삼성' 시동 건 이재용…"배터리에 '미래' 있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5.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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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월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김영주 대한무역협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01.02.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월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김영주 대한무역협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01.02. [email protected]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78,300원 ▼900 -1.14%) 부회장이 13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전격 회동한 것은 '포스트 반도체'로 주목받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이 부회장은 특히 '뉴(New) 삼성'을 선포한 지 일주일 만에 재개한 첫 번쨰 현장 경영을 정 수석부회장과 함께 했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단독 회담을 가진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핵심기지다. 삼성전자는 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00㎞에 이르는 '전고체 배터리' 혁신기술을 발표했는데 현대차와 앞으로 이 분야에서 튼실한 협력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에도 계속되는 현장경영 행보
이 부회장은 코로나19(COVID-19) 사태에도 불구, 현장경영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경북 구미사업장(스마트폰)을 찾았고 연이어 수원 삼성종합기술원(R&D)과 충남 아산사업장(디스플레이)을 방문해 그룹의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특히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SDI를 격려하기 위한 의미가 남다르다. 2015년 매출 3조3000억원을 기록한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7조700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BMW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에서 대규모 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전기차 배터리를 '포스트 반도체' 사업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곳곳에서 보인다.

이 부회장이 7일 대국민 사과 이후 첫 행선지로 삼성SDI를 찾은 것도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경영 철학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배터리 사업
삼성은 이미 2018년 8월 '180조원 투자,·4만명 채용 계획'을 발표할 당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AI(인공지능) △5G(5세대 통신) △바이오 등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 전장 사업에는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용 배터리가 포함된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회동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2017년 9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미국 전장전문 기업 하만(HARMAN) 이후 대규모 M&A(인수·합병)이 없는 점으로 볼 때 앞으로 배터리 분야의 '빅딜'이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점친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7년 330억달러 수준인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연간 25%씩 고속 성장해 2025년에는 16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도 자기만의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첫 현장 경영이 배터리라는 것은 뉴삼성이 이곳에 쏠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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