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가하락 시작됐나…지수편입 무산에 증자 이슈까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정인지 기자 2020.05.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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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14일 이사회 주목.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되면 경영분쟁 일단 막내려

한진칼 (57,400원 ▼1,000 -1.71%)이 당분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유상증자 부담과 수급개선 기대 무산이라는 악재가 겹쳤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의 분쟁도 일단은 소강상태다. 한진칼도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는데 결과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3일 오후 증시에서 한진칼은 10% 이상 하락한 8만1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진칼 주가가 급락한 것은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투자자들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편입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리 편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MSCI는 이날 발표한 스탠더드 지수 정기 변경(리밸런싱)에서 셀트리온제약과 더존비즈온은 예상대로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포함했다.

한진칼의 경우 유동주식 비율이 낮은 점이 제한 요소로 작용해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의 3자연합 진영의 지분을 합할 경우,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이 10% 미만에 불과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MCSI 지수에서 제외되면서 한진칼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코스피200 편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코스피200 편입종목(6월)은 이달 말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의 일평균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한다.

한진칼은 이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지만, 이번에도 역시 유통주식 비율이 문제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MSCI와 코스피200에 동시 편입될 경우 3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무산되며 현재는 지수편입을 염두에 뒀던 선행투자 매물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또 다른 악재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유상증자 부담이다. 대한항공 (20,600원 ▼150 -0.72%)은 이날 오전 정기 이사회를 열고 1분기 실적를 비롯해 유상증자 추진안건 등을 논의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1조원 가량으로 거론되는데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유상증자 규모가 1조원으로 확정되면 지분 29.96%를 보유한 한진칼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한진칼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400억원에 그친다.

이 때문에 한진칼도 별도로 유상증자를 하거나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칼이 보유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면 문제가 없으나, 대한항공의 촉박한 증자일정 등을 감안하면 자산매각은 불안요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성부 KCGI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강성부 KCGI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 때문에 한진칼도 증자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증자 형태인데 한진칼이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택할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의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 측의 승리로 막을 내릴 여지가 충분하다.

조 회장에게 의결권을 위임해줄 신규 주주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진칼 정관에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가능하게 해 놨기 때문에 껄끄러운 KCGI와 마주칠 일도 없다. 경영권 분쟁 가운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택하는 것은 법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관건이다.

이를 넘어서고 한진칼이 백기사를 택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3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한진칼 의결권은 △조 회장 측 41.4%→44.8% △KCGI 3자 연합 44%→41.4% 등으로 변경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KCGI로 기울었던 판세가 단숨에 역전되는 만큼 KCGI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KCGI가 한진칼 유상증자에는 찬성하나 제3자배정 방식은 안된다며 반발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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