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진칼의 경우 유동주식 비율이 낮은 점이 제한 요소로 작용해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의 3자연합 진영의 지분을 합할 경우,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이 10% 미만에 불과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진칼은 이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지만, 이번에도 역시 유통주식 비율이 문제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MSCI와 코스피200에 동시 편입될 경우 3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무산되며 현재는 지수편입을 염두에 뒀던 선행투자 매물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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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악재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유상증자 부담이다. 대한항공 (20,600원 ▼150 -0.72%)은 이날 오전 정기 이사회를 열고 1분기 실적를 비롯해 유상증자 추진안건 등을 논의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1조원 가량으로 거론되는데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유상증자 규모가 1조원으로 확정되면 지분 29.96%를 보유한 한진칼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한진칼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400억원에 그친다.
이 때문에 한진칼도 별도로 유상증자를 하거나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칼이 보유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면 문제가 없으나, 대한항공의 촉박한 증자일정 등을 감안하면 자산매각은 불안요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성부 KCGI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조 회장에게 의결권을 위임해줄 신규 주주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진칼 정관에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가능하게 해 놨기 때문에 껄끄러운 KCGI와 마주칠 일도 없다. 경영권 분쟁 가운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택하는 것은 법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관건이다.
이를 넘어서고 한진칼이 백기사를 택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3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한진칼 의결권은 △조 회장 측 41.4%→44.8% △KCGI 3자 연합 44%→41.4% 등으로 변경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KCGI로 기울었던 판세가 단숨에 역전되는 만큼 KCGI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KCGI가 한진칼 유상증자에는 찬성하나 제3자배정 방식은 안된다며 반발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