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해도 폰만 만지막…美방송가 TV광고 찬바람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5.14 05:35
글자크기

대형 광고주들, 3분기 TV광고 지출액 최대 50% 삭감 전망…SNS·스트리밍서비스 등 광고 채널 다양화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미국 TV광고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더 확실하고 저렴한 광고 수단을 찾으면서 TV광고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펩시코, 제너럴모터스(GM), 도미노피자 등 대형 광고주들이 3분기 TV광고 지출의 최대 50%를 삭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코로나19가 광고업계의 50년 된 사업방식을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은 최대한 TV광고 지출 줄이기에 나섰다. 시장조사기업 칸타미디어에 따르면 자동차, 소매점, 주류, 제약 등 특정 업계의 TV광고 지출은 2월17일부터 4월26일까지 전년동기대비 30% 감소한 48억2000만달러(약 5조9064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 독립미디어 대행사 호라이즌미디어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브 캄파넬리는 "광고 구매자들이 3분기 지출 중 10억달러에서 최대 15억달러를 삭감할 수 있다"면서 "지출 삭감은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케이블방송 AMC네트워크는 "2분기 광고 수익도 30%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9월 광고 완판'은 옛말…코로나19로 불확실성 커진 美방송사
미국 방송 네트워크 터너가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6년 업프론트 행사. /사진=AFP미국 방송 네트워크 터너가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6년 업프론트 행사. /사진=AFP
미국의 전통적인 방송 개편철은 9월이다. 미국은 노동절(9월 첫번째 월요일) 이후 보통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이때가 광고시장의 황금기로, 기업들이 이때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WSJ는 "연간 지상파 TV광고 지출액 420억달러(약 51조5000억원)의 대부분이 새로운 TV시즌이 시작하는 9월 광고 협상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미국 방송사들은 5월쯤 방송광고 판매 설명회를 연다. 9월 광고를 미리 팔기 위해서다. 보통 미국 방송사들은 TV광고를 6개월에서 1년까지 장기계약하는 업프론트(Upfront) 판매방식을 이용한다. 광고주는 시청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그램 광고를 미리 선점할 수 있어 좋고, 방송사는 연간 광고물량을 선판매해 경영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는 연간 방송계획 브리핑, 차기 주요 프로그램 시사 등과 함께 광고주와 방송사의 가을 광고계약 협상이 이뤄진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방송사들이 해당 행사를 모두 취소한 상태여서 기업들의 TV광고 지출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들이 향후 어떤 TV프로그램이 나올지 예상하지 못하게 되면서 불확실성은 커졌다. 현재까지 미국 주요 방송사 중 지상파 폭스채널만이 유일하게 가을 방송 일정을 내놓은 상태다. WSJ는 "광고주들은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 침체 속에서 그들의 제품을 팔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 와중에 코로나19로 할리우드 등에서 콘텐츠 생산이 중단되면서 광고주들은 어떤 콘텐츠가 방송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팬데믹으로 SNS·온라인 광고 수요 더 커져"
/사진=AFP/사진=AFP
이 때문에 많은 광고주들이 전통적인 TV광고보다는 다른 디지털 광고로 눈을 돌리고 있다. 패스트푸트 체인 치폴레의 크리스 브랜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TV광고 지출을 줄이고 이 돈을 디지털 광고에 투입하고 있다"며 "우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식 제조업체 제너럴밀스 측도 "TV광고 지출 일부를 온라인 영상과 이커머스 쪽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이들 부문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미디어는 9월10일 미식축구리그(NFL) 등이 정상적으로 경기가 재개되면 3분기 중 광고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광고주들은 가격 대비 효과가 좋은 SNS나 스트리밍서비스로 마케팅 채널을 옮기고 있지만 일부 광고주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최저가로 TV광고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