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3일 “이대로라면 산은의 BIS비율이 12%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올해 안에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BIS비율은 14.05%이나 올해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돈을 빌려 주면서 추가적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산은은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프로그램 중 16조6000억원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조원 규모의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매입기구에도 참여한다.
기획재정부와 논의를 해야겠지만 자본확충은 필수적이다. 지난해 말과 같은 수치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5조8000억원의 증자가 필요하다. 이익을 내야 자기자본이 늘어나는데 현 상황에서 순이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올해 4505억원의 정부 출자가 예정돼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혁신모험펀드 500억원 △기업구조혁신펀드 750억원 등으로 꼬리표가 달려있어 BIS비율 개선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순 있지만 보완자본일 뿐이어서 한계가 명확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후순위채는 기본자본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 자본인 정부 출자가 산은에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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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당국은 산은의 역할에 대해선 충분히 인정하고 있지만 한국판 뉴딜에 재정의 상당 부분을 써야 하므로 금융당국과 산은의 요구를 100% 수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정건전성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재정당국이 2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을 준비하면서 세출예산을 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수은 역시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 수은 역시 두산중공업과 항공사를 지원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해외진출 기업에 2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은의 BIS비율은 지난해말 14.56%에서 올해 1분기 13%후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필요한 증자 규모는 산은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