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차스닥 가즈아~" 기술주 상승에 불 지핀 코로나19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20.05.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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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코로나19에도 기술주가 오르는 이유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코·나·차스닥 가즈아~" 기술주 상승에 불 지핀 코로나19


코로나19에도 기술주가 오르고 있다. 지난 8일 코스닥지수가 2.1% 상승하면서 한국, 미국, 중국의 기술주 지수가 모두 올해 플러스로 전환했다.



12일 코스닥지수는 0.1% 하락한 684.21로 장을 마감했지만, 올해 2.1%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12.5%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이날 2.1%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0.3%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16.7% 하락한 다우존스지수에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이다. 이날 중국의 차스닥지수 역시 올해 18.1% 오른 2124.24로 장을 마쳤다. 중국 역시 상하이지수는 올들어 -5.2% 하락한 상태다.

◇디지털 전환과 중국의 진격
재밌는 사실은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에서 기술주 상승폭이 한국이나 미국보다 더 컸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말 한때 차스닥 지수는 지난 연말 대비 27.2%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한국과 유럽, 미국으로 확산되면서 일시적으로 조정국면에 진입했다가 다시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중이다.



올해 중국의 기술주 상승은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서비스업은 매출액이 급감했지만,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쏠리면서 오히려 온라인 쇼핑·교육·스트리밍서비스(OTT)는 보기 드문 기회를 맞이 했다.

전 세계적인 디지털 전환에서 중국이 선두 주자로 부상했다. 지난 1분기 중국 소매판매액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지만, 온라인 쇼핑 판매금액은 오히려 5.9% 증가하는 등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됐다. 극장이 폭망하는 사이에 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 사용자 수와 사용시간은 오히려 증가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도 중국 IT기업들의 진격이 돋보인다. 글로벌 앱 시장 분석업체인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올해 4월 전 세계 게임외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는 화상회의 앱인 줌(ZOOM)이 차지했다. 4월에만 1억3100만번 넘게 다운로드됐다. 줌은 중국계 미국인인 에릭 위안(Eric Yuan)이 미국에서 창업한 회사다.


2위도 중국과 관계가 깊다. 바로 중국 쇼트클립 앱인 틱톡이다. 4월에만 1억700만번 넘게 다운로되면서 인기를 독차지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은 중국 IT기업이 성장하는 계기로 작동했다.

◇공격적 금리인하로 인한 성장주 상승
기술주, 즉 성장주가 상승한 배경에는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의 영향도 크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3일 긴급회의를 열어 2008년 10월 이후 처음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췄다. 코로나19 확산 전 1.50~1.75%이던 기준금리는 현재 0~0.25%까지 낮아진 상태다.

저금리는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훨씬 유리하게 작용한다. 성장주는 현재보다는 미래에 큰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다. 그래서 미래 수익에 대한 할인율이 중요하다. 금리가 높으면 할인율도 높아서 향후 창출할 현금흐름이 많이 할인된다. 따라서 금리가 높을 때는 현재 수익을 창출하는 가치주 투자가 유리하다. 현재 수익은 거의 할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에 근접하게 인하하면서 할인율도 급격히 낮아졌고 반대로 기술주 밸류에이션은 높아졌다.

한국, 미국, 중국 3국의 기술주가 모두 상승했지만, 차이점도 존재한다. 코스닥과 차스닥은 바이오 기업들의 영향력이 가장 커졌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바이오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반면 나스닥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대표 IT기업들이 앞자리를 휩쓸었다. 워낙 쟁쟁한 IT기업들이 많아서다.

코로나19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저금리 추세를 확산시키면서 기술주 상승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디지털 전환과 저금리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기술주 '가즈아~' 추세가 금방 멈출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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