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논란' 속 수요집회…옆에선 "정의연 해체" 집회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5.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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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후원금 사용처 논란 이후 첫 수요집회를 13일 예정대로 진행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윤미향 전 이사장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는 정의연을 둘러싼 뜨거운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수요집회 참석자와 보수단체가 집결해 이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정의연 "자금횡령·불법 운용 절대 없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39차 정기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이번 집회는 7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2)의 기자회견 이후 처음 열리는 수요집회인 만큼 특별한 메시지가 나올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다. 윤미향 전 이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만 참석했다.

이나영 이사장은 마이크를 잡고 "정의연에서는 개인적 자금 횡령이나 불법 운용은 절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매년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게 감사를 받았고 매번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아왔다"며 "다만 국세청 시스템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아주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잡겠다"고 해명했다.



또 정의연의 투명성을 검증받고 불필요한 의혹을 끝내기 위해 여러 공인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내역을 다시 검증받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일부 언론의 보도를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종결을 시도하려는 악의적인 의도에 기반한 것"이라며 "30년간 이어온 진정성 있는 헌신과 끈끈한 연대를 제발 훼손하려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정의연 논란에 여권도 지원사격 나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여권과 시민사회에서도 인사들이 직접 수요집회에 참석해 정의연과 윤 전 이사장에 힘을 싣는 모습이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의연 이사장님과 활동가, 시민사회단체에서 얼마나 많이 힘드실까 해서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전하려고 왔다"며 "역사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세력에 맞서서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윤미향 전 이사장이 속한 더불어시민당 구본기 최고위원도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때가 때인지라 함부로 입을 열 수 없다"며 "직접 수요집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 1439차 집회를 주관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김영순 상임대표는 "국내 최초의 미투운동인 위안부 운동을 분열시키고 훼손하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정의기억연대는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스스로 모금하고 지원활동을 한 것으로 어떠한 공격도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지지 발언은 영상으로 대체하거나 생중계 중 올라온 댓글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요집회 옆 반대 집회도 열려…큰 충돌 없어
전국 일제피해자 단체장 협의회 회원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전국 일제피해자 단체장 협의회 회원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편 수요집회 현장 주변에서 정의연을 비판하는 반대 집회가 열려 다소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들은 윤미향 전 이사장이 후원금 의혹을 명확히 해명하고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때 수요집회 참석자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소녀상 옆 인도에서는 '정의기억연대 회계처리 부정확, 해체가 답이다, 수요집회 기부금이 윤미향 쌈지(짓)돈인가' 등이 적힌 피켓과 함께 침묵시위가 진행됐다.

정의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월부터 수요집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일부 활동가만 현장에 참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소녀상 앞에는 지지와 취재진을 포함해 1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주변을 가득 메웠다. 1000명이 넘는 시민도 정의기억연대 유튜브를 통해 수요집회를 생중계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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