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햄버거, 우유 뺀 아이스크림…진열대 채운 '비건 식품'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05.1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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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롯데리아 '미라클버거',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까스' /사진제공=롯데리아, 롯데제과, 롯데푸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롯데리아 '미라클버거',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까스' /사진제공=롯데리아, 롯데제과, 롯데푸드


국내 식품·유통업계에도 비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비건은 고기나 생선뿐 아니라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배제한 엄격한 채식을 말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비건 바람이 불면서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도 관련 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전세계 비건(Vegan) 식품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달걀위원회는 전세계 식물성 단백질 시장은 2019년 약 16조원 규모에서 2023년 약 42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도 2018년 약 22조에서 2030년 116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소비자는 2008년 15만명에서 2018년 150만명으로 증가했다. 롯데제과 인공지능 기반 트렌드 예측 시스템 '엘시아'(LCIA) 분석에 따르면식물성 식품에 대한 소비자 언급도 올해 2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40% 정도 증가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식품업계에는 비건식 시장 선점을 위한 제품 출시와 연구개발 투자가 활발하다.

롯데리아는 올해 2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와 빵, 소스로 만든 '미라클 버거'를 출시했다.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조합해 고기 식감이 나는 패티를 개발했다.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한 소스를 사용했고 빵도 우유 대신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롯데푸드도 지난해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인 '엔네이처' 브랜드를 만들고 식물 원료만 사용한 '제로미트 너겟·까스'를 선보였다. 롯데마트도 달걀 대신 기능성 대두로 만든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를 올해 초 출시한 데 이어 비건 치킨·돈까스 등 식물성 대체육 시리즈인 '고기대신' 브랜드를 선보였다.


롯데제과 나뚜르는 국내 최초로 비건 인증을 획득한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우유나 계란 대신 식물성 원료인 코코넛밀크와 캐슈넛 페이스트, 천연 구아검 등을 사용해 아이스크림의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동원F&B '비욘드미트', 사조대림 '채담만두', 오뚜기 '채황라면' /사진제공=동원F&B, 사조대림, 오뚜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동원F&B '비욘드미트', 사조대림 '채담만두', 오뚜기 '채황라면' /사진제공=동원F&B, 사조대림, 오뚜기
동원F&B는 2018년 12월 미국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식물성 비프·소시지·햄버거 등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채식 라면 '채황'을 내놨다. 사조대림은 국내 만두 유통사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비건만두로 공식 인증 받은 '채담만두'를 출시했다.

SPC삼립은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와 손잡고 비건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저스트는 첨단 과학기술로 지속가능하고 영양높은 식품을 만드는 미국 스타트업이다. 녹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달걀 맛을 구현한 '저스트 에그'가 대표 제품이다. SPC삼립은 올해 하반기부터 달걀, 마요네즈, 드레싱 등 저스트 제품을 국내에 독점 유통할 예정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식물성 단백질 식품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매해 10% 이상 성장하는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국내 푸드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미래 식품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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