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60% 급등…"바이오·진단키트 회사가 다 코스닥"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5.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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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고점 코 앞 코스닥]①개인매수세에 급등…"한국만 중소형주 올랐다"

편집자주 코스닥의 가파른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3월 급락장에서 바닥을 다진 코스닥은 어느새 연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코스피에 비해 흐름도 견고하다. 그러나 한편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코스닥은 700선을 넘어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시각을 종합해봤다.

코스닥지수가 2달만에 60%가 급등하면서 어느새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코로나19(COVID-19)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오·IT(정보통신) 주들이 폭등한 덕분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들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지수가 빠르게 올라와 이제부터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닥도 "개미의 힘"…시총 10위중 6곳이 '바이오'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대한적십자사인천지사가 지난 3월1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적십자사 인천지사 구호창고앞에서 셀트리온그룹이 기부한 2억원으로 취약계층 감염예방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물품 5000개를 제작하고 있다. 이날 예방물품 제작에는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참여했다. 2020.3.16/뉴스1(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대한적십자사인천지사가 지난 3월1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적십자사 인천지사 구호창고앞에서 셀트리온그룹이 기부한 2억원으로 취약계층 감염예방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물품 5000개를 제작하고 있다. 이날 예방물품 제작에는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참여했다. 2020.3.16/뉴스1


12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연초(674.02) 대비 소폭 상승한 679.81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3월에 기록한 저점 대비 약 62%가 상승해 빠른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920선으로 연초 보다 12% 낮은 것과 비교된다.



코스닥지수의 탄탄한 상승세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데다 외국인들이 이탈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스닥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바이오기업들은 코로나19 치료제 및 진단키드로, IT기업들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로 위시되는 '한국판 뉴딜'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중에서는 셀트리온제약(3위), 씨젠(5위), 알테오젠(8위)이 새로 편입되면서 시총 10종목 중 6곳이 바이오기업이 점령했다. 셀트리온제약과 알테오젠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2배, 씨젠은 3배가 오른 상황이다.



특히 시장 내 외국인 비중이 크지 않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증시 상승에 직결됐다. 지수가 저점을 찍은 지난 3월 19일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1조828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도 최근 순매수로 돌아서 지난 일주일간 외국인은 738억원, 기관은 1418억원을 매수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기업들은 세계 경제나 무역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코스피보다 먼저 낙폭을 회복했다"며 "실적을 바탕으로 지수가 상승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사업환경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이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한국 증시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도 나스닥지수가 최근 연초 수준을 회복하긴 했지만,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애플, 구글 등 대형주들의 비중이 높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나스닥지수는 대형 기술주가 상승을 이끌어 전세계적으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최근 코스닥지수의 상승은 특정 섹터의 상승이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더 사야 한다"VS"거품 사라질까 두렵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투자자들은 그러나 코스닥 상승세가 마냥 즐겁지는 않다. 코스닥지수가 급등했다가 급락한 사례가 많아서다.

2018년에도 중소형주 붐으로 코스닥지수가 900선까지 올랐다가 당해 말 600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당시 15만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연말 6만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이 감리에 들어가자 주가 상승 기대감은 한순간에 축소됐다.

코스닥증시는 규모가 작아 변동성이 큰 탓이다. 코스닥 전체 1412종목의 시총은 252조117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보통주 시총(285조0575억원)보다도 작다. 그만큼 저가의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코스닥증시 상승세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계속되겠지만 옛날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실질적인 사업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은 주가가 유지되겠지만, 섹터에 대한 기대감으로 함께 오른 기업들은 높은 주가가 계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세만큼 실적도 뒷받침 되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은 PER이 지난해 실적 대비 200~300배에 달한다. 알테오젠은 2016년부터 4년 연속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 수출이 예상되면서 올해 주가가 2배 이상이 뛰었다. 시총 12위 제넥신, 13위 메지온도 2년 이상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 비중이 높아 개인들의 매수세가 끝이 나기 전까지는 코스닥지수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코스닥기업들은 실적 추정치가 없는 기업들이 많아 명확한 수치로 증시의 고평가, 저평가를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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