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개미의 힘"…시총 10위중 6곳이 '바이오'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대한적십자사인천지사가 지난 3월1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적십자사 인천지사 구호창고앞에서 셀트리온그룹이 기부한 2억원으로 취약계층 감염예방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물품 5000개를 제작하고 있다. 이날 예방물품 제작에는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참여했다. 2020.3.16/뉴스1
실제로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중에서는 셀트리온제약(3위), 씨젠(5위), 알테오젠(8위)이 새로 편입되면서 시총 10종목 중 6곳이 바이오기업이 점령했다. 셀트리온제약과 알테오젠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2배, 씨젠은 3배가 오른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기업들은 세계 경제나 무역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코스피보다 먼저 낙폭을 회복했다"며 "실적을 바탕으로 지수가 상승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사업환경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이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한국 증시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도 나스닥지수가 최근 연초 수준을 회복하긴 했지만,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애플, 구글 등 대형주들의 비중이 높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나스닥지수는 대형 기술주가 상승을 이끌어 전세계적으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최근 코스닥지수의 상승은 특정 섹터의 상승이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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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도 중소형주 붐으로 코스닥지수가 900선까지 올랐다가 당해 말 600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당시 15만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연말 6만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이 감리에 들어가자 주가 상승 기대감은 한순간에 축소됐다.
코스닥증시는 규모가 작아 변동성이 큰 탓이다. 코스닥 전체 1412종목의 시총은 252조117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보통주 시총(285조0575억원)보다도 작다. 그만큼 저가의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코스닥증시 상승세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계속되겠지만 옛날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실질적인 사업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은 주가가 유지되겠지만, 섹터에 대한 기대감으로 함께 오른 기업들은 높은 주가가 계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세만큼 실적도 뒷받침 되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은 PER이 지난해 실적 대비 200~300배에 달한다. 알테오젠은 2016년부터 4년 연속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 수출이 예상되면서 올해 주가가 2배 이상이 뛰었다. 시총 12위 제넥신, 13위 메지온도 2년 이상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 비중이 높아 개인들의 매수세가 끝이 나기 전까지는 코스닥지수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코스닥기업들은 실적 추정치가 없는 기업들이 많아 명확한 수치로 증시의 고평가, 저평가를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