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비난에 게이트 맞불 '트럼프-오바마'맹렬 설전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임소연 기자 2020.05.11 19:03
글자크기

오바마, 플린 전 보좌관 형사소송 취하 비판하자…13건 트윗 올리며 "오바마게이트!" 맞대응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하루종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날 하루에만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시글을 13건 이상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설명 없이 '오바마게이트(OBAMAGATE)!' 라고 한 단어만 적어 올리는가 하면,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후임을 욕한 최초의 전임 대통령"이라고 적힌 게시물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종일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한 것은 전날 야후뉴스 등 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통화 녹음 파일 때문이다.



유출된 전화통화 음성파일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 '내게 이익이 되는가' '남에겐 관심없다'와 같은 사고방식이 작동하면서 완전히 혼란스러운 재앙(absolute chaotic disaster)이 됐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또 민주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기 위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FP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FP
녹음파일에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형사소송이 취하된 것에 대한 비판도 담겼다.



앞서 미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에 대한 형사소송을 취하했다. 플린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공모 여부 등과 관련해 수사를 받아왔다. 플린 전 보좌관은 2017년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을 당시 '러시아 제재 해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해 거짓 진술의 혐의로 같은 해 출범한 뮬러 특검에서 기소됐다. 플린 전 보좌관은 당시 자신의 거짓 진술 혐의를 인정했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출된 녹음파일에서 "위증으로 기소된 사람이 무죄로 풀려난 전례는 없다"며 "이것은 제도적 규범뿐 아니라 법치주의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이해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AFP/사진=AFP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인 벅 섹스턴이 "공정 선거가 끝난 후 퇴임한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는 행정부와 관리들을 공격하는 데 재임 마지막 주를 보낸 것은 경악할 일"이라고 쓴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정치 범죄!"라고 맞받아쳤다.


또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치켜세우며 '전임 정부의 신종플루 대응은 부실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대해 매우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며 "H1N1 돼지독감으로 알려진 오바마와 '졸린 조(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재앙과 비교해보라. "(그들은)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게이트' 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오는 11월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플린은 무고하며 오바마 전 행정부의 표적 수사"라고 주장해 왔다. '오바마게이트'라는 단어를 통해 전임 정부의 표적 수사라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상대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사기꾼 힐러리(Crooked Hilary)' 라고 부른 바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