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년 찜방·사우나 '집합금지'에도 문 열었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05.11 18:40
글자크기

강남 중년 전용 찜방·강북 사우나 등 성소수자 이용업소 집합금지 명령 따른 '업종 제한' 안 통해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내 발열검진소에 이태원 방문 이력 알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로 20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주요 전파원으로 지적받는 가운데 대면수업을 실시한 대학가에서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12일 제한적으로 대면수업이 실시되면서 대학생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만큼 학생들이 더욱 꼼꼼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줄 것을 강조했다. 2020.5.12/뉴스1(서울=뉴스1) 허경 기자 =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내 발열검진소에 이태원 방문 이력 알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로 20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주요 전파원으로 지적받는 가운데 대면수업을 실시한 대학가에서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12일 제한적으로 대면수업이 실시되면서 대학생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만큼 학생들이 더욱 꼼꼼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줄 것을 강조했다. 2020.5.12/뉴스1


"단속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지금 낮 타임 끝날 때지만 사람 있어요."

서울 강남에 위치한 A 찜방은 11일에도 영업을 이어갔다. 경기도 안양시와 양평군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이 다녀간 찜방이 '45세 이상' 등을 출입금지 대상으로 고지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곳은 중년 남성을 타깃으로한 찜방이다. 찜방이란 남성 동성애자들이 일회성 만남을 갖는 시설을 말한다.



서울시가 클럽 등 이태원발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해 서울 전역 유흥시설에 대대적인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음에도 성소수자들이 이용하는 사우나 찜방 등은 법망을 피해 가게 문을 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A찜방은 이날도 손님을 맞았다. A 찜방 관계자는 "오셔도 아무 상관이 없고 단속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장담했다.



서울 강북에 있는 B 사우나도 마찬가지다. 이 사우나 관계자는 "이반(성소수자) 사우나지만 일반인도 함께 올 수 있는 사우나장"이라며 "사우나로 업소를 등록했기 때문에 단속은 상관이 없다"고 했다.

찜방은 업종 모호 '자유업종'…서울시 '일단 빼기로'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용산구청 방역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용산구청 방역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업종을 기준으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들이 찾는 찜방·휴게텔 등을 불리는 시설을 정의하는 명확한 업소 규정이 없는 여건이다. 이에 일반적인 사우나 등과 마찬가지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이번 집합금지 명령 대상은 룸살롱·클럽·감성주점 등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검토를 해봤지만 (찜방은) 자유업종으로 신고돼 (단속 대상으로) 특정이 어렵다"며 "실체를 보다 파악한 이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엔 자신을 29세 남성 대학생으로 소개한 청원인이 이태원 클럽 등과 관련한 집단감염을 계기로 '찜방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바 있다. 청원인은 "흔히 말하는 '찜방'이라는 곳은 수면실, 찜질방으로 둔갑해 불특정 다수의 동성애자들이 일회성 만남을 하는 곳으로 운영돼왔다"며 "모든 것이 악순환이 돼 (찜방이)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한 방역과 위생의 사각지대로 거듭났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울시나 의료계에선 이번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이 성소수자에 대한 집단 차별과 혐오로 비화되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성소수자 시설 여부와 무관하게) 일반적으로 서로 잘 모르는 사람과 성 접촉을 한다면 성 매개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상대가 코로나19 감염자라면 감염 가능성도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나에 대해선 "열탕 등에 있는 경우 바이러스가 열에 취약할 수 있지만 탈의실 등 공동 이용공간은 (감염자가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