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립' 100대 품목→338개 품목으로 늘린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최민경 기자 2020.05.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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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성과 확산과 GVC 재편대응을 논의했다. 2020.5.11/뉴스1(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성과 확산과 GVC 재편대응을 논의했다. 2020.5.11/뉴스1


“반도체 패키지에 쓰이는 특수 용도 동박(얇은 구리 판)을 일본 미쓰이금속이 100% 생산하고 있다. 우리도 기술은 확보했는데 생산이 무산돼 장관께 확실히 국산화될 수 있게 정부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정길수 일진머티리얼즈 부사장)

1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빌딩에서 열린 제2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 노재석 SK-IE 테크놀로지 대표이사, 곽석용 KCC 부사장, 정길수 부사장 등 소재 부품 업계 인사들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등 관계 인사들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산업·경제 질서 재편에 대응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기업인들은 정부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분야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 양성을 지원해 주고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패스트트랙(인·허가 기간 단축) 적용 품목을 늘려주고 △국내 산업 민감 품목은 관세철폐를 유예해줄 것 등을 건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취임3주년 특별연설에서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말한 뒤 열린 행사여서 어느 때보다 정부정책에 대한 기업인들의 기대가 높았다.



이에 산업부는 △인력공급이 부족한 분야에 대해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매칭 지원하고 △유해화학물질 급시설 인허가 패스트트랙 품목을 확대 적용하고 화관법에 따른 정기검사 한시유예를 지속 지원하며 △민감 품목은 업계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즉석에서 화답했다.

소·부·장 분야는 일본과의 경쟁 과정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분야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즉각적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같은해 8월5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해 시행했다. 그 결과 지난 9개월간 불산액, EUV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의 경우 미국·중국·유럽산 제품 대체투입, 미국 유폰사 투자유치, 국내기업인 솔브레인의 생산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 공급안정화를 달성했다.

100대 핵심품목은 수급 불확실성 속에서 재고량을 ‘주단위에서 월단위’로, ‘1개월에서 3개월 내외’로 점진적 확충해 재고보유 수준을 기존대비 2~3배 수준으로 확대했다.


그 중 필름소재 등 76개 품목은 유사 스펙을 보유한 미국, 유럽산 제품을 집중 테스트하여, 대체수입선 마련에 성공했다. 이와 더불어, 13건의 M&A(인수합병)와 7340억원 규모의 투자프로젝트를 통해 48개 품목은 국내 생산역량도 대폭 확충했다.

앞으로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가치 체인(GVC ) 재편에 대응해 대일 100대 품목을 대 세계 338개 품목으로 확대해 공급망 위험을 관리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수급 다변화를 지원하고, 국가간 협력채널 강화 등 국가 차원에서 회복력(Resilience)이 강한 수급 체계를 구축한다. 한국을 GVC 재편 과정에서 투명하고 안전한 첨단산업의 세계공장(Safe Korea)으로 탈바꿈시켜 나갈 방침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기업들에게 “글로벌 공급망의 심각한 위협으로 우리 기업들에게 코로나19 이전(BC)과 이후(AC)는 극명하게 다를 것”이라며 “기업들도 복수·대체 공급처 확보와 경제권역별로 공급망을 분산하는 등 밸류체인의 완결성을 강화하는데 특단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화를 마친 업계 관계자들은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 참석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기업들이 다 어려운데도 장관이 기업인들 요구를 잘 들어줘서 분위기가 좋았다”며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중요하겠지만 장관이 관심 있게 대화에 참여해서 형식적이지 않고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코로나19 위기극복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대비를 위해 업종별, 주제별 산업전략 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비대면산업 육성 △K-방역·K-바이오 글로벌 진출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협력 리더십 등을 위한 정책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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