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9주 연속 폭락 영향으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2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1,397원, 경유 1,197원에 판매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S-Oil (76,800원 ▲1,400 +1.86%) 주가는 연중 저점(4만8450원·3월19일) 대비 42.4% 회복했다. 같은 날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은 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 23일(5만5100원)보다 무려 79% 상승했다.
폭락했던 국제유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정유주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1.19달러(5.0%) 오른 24.7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 2주일 연속 상승세다. 4월 말까지만 해도 6월물 WTI 가격은 10달러대 초반이었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제1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증권가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당분간은 정유사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S-Oil (76,800원 ▲1,400 +1.86%)은 영업손실 1조7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발표했고,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 또한 영업손실이 1조7752억원에 달해 시장 전망치(-8318억원)을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1분기에만 총 4조원 규모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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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6월물 WTI가 만기일(19일)을 앞두고 있어 또다시 '유가 쇼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5월물 WTI는 만기일인 지난달 21일을 앞두고 과잉 공급과 수요 급감으로 가격이 -37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원유 수요가 단기간에 늘어나기 힘든 만큼, 비슷한 기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 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의 바라니 크리쉬난 논설위원은 "4월 14일 $16을 기록했던 현물 가격은 고작 2주 사이 50% 하락했다"며 "5월물이 보인 움직임을 생각한다면 6월물은 그보다 심각한 처지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산유국의 감산으로 국제 유가 반등하면서 실적 회복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산유국의 대규모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5월~오는 3분기 안에 복원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동산 OSP(원유 조달비용) 급락은 국내 정유사에 흑자를 가져올 것이고, 글로벌 정유설비 증설 계획이 미루지면서 정제마진 복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OSP가 1달러 하락하면, 한국 정유사는 1년간 9050억원 이익이 증가하는데, 올해 하반기 OSP는 4~5달러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오는 6월부터 한국 정유사에 횡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