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TSMC도…" 반도체 자국 생산 늘리려는 美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5.1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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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인텔·TSMC와 미국 내 공장 건설 논의…삼성 오스틴 공장 생산 확대에도 관심"

/사진=AFP/사진=AFP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팬데믹(대유행) 시기를 지나고 있는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확대하려 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요 기술에 대해 타국 생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미국 내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 대만 최대 파운드리 회사 TSMC와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TSMC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최대 고객사인 애플뿐만 아니라 미국 상무부, 국무부 등과도 얘기하고 있다.

다만 TSMC가 미국 내 공장 건립을 위해 부지를 찾는다는 보도는 과거에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2012년에도 대만 현지 매체는 모리스 창 당시 TSMC 최고경영자가 "미국은 공장 건설을 위해 고려중인 장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TSMC는 WSJ에 성명을 통해 "해외 공장 건설은 열려 있는 대안"이라며 "미국을 포함해서 모든 적합한 장소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WSJ가 보도한 이번 논의는 팬데믹에서 비롯됐다. 이날 WSJ는 "미 정부 관계자들과 기업 경영진은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로부터 보호하는 방안에 대해 우려해왔다"며 "미 행정부는 특히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우려한다"고 전했다.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이 들어선다면 많은 미국 기업들이 투자 인센티브를 얻는 동시에, 지역 공급망에 참여를 희망하는 회사가 늘어 업계가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렉 슬레이터 인텔 정책 및 기술담당 부사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문제에 매우 진지하고,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다른 고객 모두에게 첨단 반도체를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텔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미 국방부 관계자들에 서한을 보내 그의 회사가 상업용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져다.

미 행정부가 반도체 칩 생산을 자국 내로 돌리기 위해 들여다보는 것은 TSMC뿐만이 아니다.

이날 WSJ는 "미국 관리들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더 발전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제작을 늘리는 것을 돕는 데 관심을 보인다"고도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 오스틴에 시스템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마이크로 전자공학 공급망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대만, 중국, 한국은 미국 디지털 경제의 3대 의존도를 대표하는 국가들"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SJ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개발 계획에 대한 협의는 한동안 진행돼왔지만 최근 아시아 공급망 취약성 및 방위산업 분야에 공급된 칩의 보안성 우려가 높아지면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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