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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ETN 투기 광풍 멈출까…ETN 대책에 숨죽이는 업계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조준영 기자 2020.05.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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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금융당국이 ETP(상장지수상품, ETF+ETN) 상품에 액면병합을 허용하고 LP(시장조성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의 강력한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한 것은 ETP가 '투기상품화' 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가뜩이나 상품 관리에 골치아프던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대책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이같은 대책과 함께 투기성 자금 유입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ETP 상품에 액면병합을 허용하고, LP의 책임을 강화하고, 투자자 교육을 확대하는 방식의 종합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원유 ETN 투기 광풍 멈출까…ETN 대책에 숨죽이는 업계


액면병합, 삼성전자 '국민주' 사례 반대 적용…심리적 장벽 기대


주식병합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먼저 요청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ETN(상장지수채권) 상품 설계 당시부터 발행사들은 상품 가치가 급락할 경우에 대비해 주식병합 가능성을 열어놓자고 주장했지만, 시스템 상 어려움을 이유로 도입 논의가 더 진전되지 못했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발행사들이 ETN을 병합할 수 있게 되면, 거래가격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비싸보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심리적 진입장벽을 만들어 '묻지마 투기'를 막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로 국민주가 된 사례를 정반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250만원을 넘어서던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50분의 1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그 결과 주주 수는 2년만에 5배 가량 증가했다. 주가가 저렴해보이는 착시효과로 개인 투자가 대폭 늘면서 이번 '동학개미운동'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문제가 된 원유 레버리지 ETN 4개 상품(삼성, 신한, QV,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은 미래에셋 ETN을 제외한 3개가 모두 동전주로 전락했다. 10주 투자해도 1만원이 안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더 많이, 더 쉽게 매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440원인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액면가를 10분의 1로 병합하면 4400원이 돼 이전보다 투자금이 10배 더 드는 착시효과가 발생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로선 상품 운영시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지면 좋을 수 밖에 없다"며 "도입 초반부터 액면병합을 허락해달라고 했는데 이제라도 도입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원유 ETN 투기 광풍 멈출까…ETN 대책에 숨죽이는 업계
다만 시기가 적절한지는 논란이 있다. 이미 동전주로 추락해 상품성이 없어진 ETN들을 되살릴 경우 투기수요도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과거 상품 가격이 1만원일때는 유가가 10% 급등하고, 2배 레버리지가 더해지면 1만2000원이 됐는데, 현재 500원 동전주는 유가가 10% 급등해도 차익이 100원에 그쳐 상품성이 떨어진다. 제값의 3~4배 웃돈을 주고서라도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은데, 자칫 액면병합으로 투기세력을 자극할까 우려하는 것이다.



기존 상품 소급적용 어려워…한계 지적도


상장폐지 규정을 신설하더라도 기존 상품들에 소급하지 못하는 것 역시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문제 상품들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거래소나 LP가 계속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그렇다고 상품을 강제 상장폐지할 수도 없다. 투자자와의 법적 다툼에 휘말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제도를 다양하게 갖춰 재발방지에 주력하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업계 안팎에서는 투기자금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도 추가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상품 성격은 다르지만, 가격 거품이 지나치다는 점에서 과거 비트코인 사태를 연상케 하는 만큼 한시적으로 상품 출시나 판매 제한, 투자자 예탁금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비트코인은 '가즈아'를 외쳐대는 투기세력에 힘입어 2017년초 1개당 100만원이었던 가격이 1년만에 28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비트코인 때 아예 투자를 막아서 사람들이 크게 반발하긴 했지만 상품가치가 제자리를 찾고 투자자를 보호하기에는 효과적이었다"며 "원유 레버리지 상품에 가려서 상대적으로 조명을 못 받지만 인버스 레버리지 가격도 하루만에 60% 급등락하는 등 투자위험이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건전화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검토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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